‘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소설가 송기원 별세

임인택 기자 2024. 8. 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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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등을 쓴 작가 송기원이 별세했다.

소설집 '열아홉 살의 시'(1977), '월행'(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 '안으로의 여행'(1999), '또 하나의 나'(2000)와 장편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청산'(1997), 명상소설 '숨'(2021), 첫 청소년소설 '누나'(2021) 등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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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7…민주화 운동·구도의 도정
송기원 작가. 한겨레 자료사진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등을 쓴 작가 송기원이 별세했다. 향년 77.

1일 문인들에 따르면, 송 작가는 전남 해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해오던 중 지병으로 입원 치료받다 31일 오후 숨을 거뒀다.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7년 고등학생으로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 ‘불면의 밤에’가 당선되며 문단에 처음 이름을 알렸다. 앞선 1963년 고려대 주최 전국 고교생 백일장에서 시가 당선된 적이 있다. 1974년엔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에 시와 단편소설로 동시 등단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다. 1968년 서라벌예대(중앙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뒤 베트남전에 자원 참전한 이력이 있다. ‘긴급조치 복학생’이란 이름으로 복학한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렀다. 당시 78㎏ 나가던 몸무게가 48㎏로 줄었다고 한다. 1970~80년대 자유실천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에 적을 둔 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고인은 1985년 ‘민중교육 필화사건’으로 또 한 차례 구속되기도 했다.

소설집 ‘열아홉 살의 시’(1977), ‘월행’(1979), ‘다시 월문리에서’(1984), ‘인도로 간 예수’(1995), ‘안으로의 여행’(1999), ‘또 하나의 나’(2000)와 장편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1994), ‘여자에 관한 명상’(1996), ‘청산’(1997), 명상소설 ‘숨’(2021), 첫 청소년소설 ‘누나’(2021) 등을 남겼다. 1994년 계간지 ‘문학동네’ 창간호 첫 연재 장편이 ‘외딴방’(신경숙), ‘빗살무늬토기의 추억’(김훈)과 함께 고인의 ‘여자에 관한 명상’이었으나 이후 여성왜곡·폄하 등의 논란이 일었다. 1990년 국선도에 입문한 고인은 이후 구도의 도정을 좇았다. 어머니와 딸의 죽음 등 가족사와 이에 따른 과거 방황이 영향을 미쳤다. 고인은 최근작 ‘누나’에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 양순네가 자진(자살)하고, 또 양순이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다음에, 혼자 남아 작가가 된 혹부리”(‘작가의 말’)로 자신을 칭했는데 자전적 사실에 토대한 자서다.

탐미주의적 시로 돌올했던 고인의 시집으론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1983), ‘마음속 붉은 꽃잎’(1990),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2006), ‘저녁’(2010)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22년 해남 땅끝순례문학관에서 고인이 개최한 전시회 ‘선정, 그 깊고 아득한 순정의 세계’ 관람을 마지막 기억으로 나누는 문인들이 에스엔에스(SNS)에 많다.

“별빛 하나에도 우리를 빛낼 수는 있다./ 한 방울 눈물에도 우리를 씻을 수는 있다./ 버려진 정신들을 이끌고, 바람이 되어/ 한반도에 스민 잠을 흔들 수는 있다./ 춥고 긴 겨울을 뒤척이는 자여./ 그대 언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 더 이상 시를 써서 시를 죽이지 말라./ 누군가 엿보며 웃고 있도다. 웃고 있도다.”(‘그대 언 살이 터져 시가 빛날 때’ 전문)

유가족으로 아내와 딸·사위 등이 있다. 빈소는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브이아이피(VIP) 3호실. 발인은 3일 오전 8시. 장지는 세종은하수공원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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