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롯데가 선택한 미래 먹거리 `CDMO`… 송도 바이오 플랜트입성 준비 가속화
롯바,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 3개 건설 예정
3000ℓ 바이오 리액터를 설계하는 시스템 마련
주요 타깃인 글로벌 빅파마들의 거래 확대 기대
2030년 매출 1.5조 달성으로 글로벌 톱10 목표
인재 영입에 총력… 질적인 차별화 전략 구축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롯데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1공장 착공식을 열고 12리터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터를 닦기 시작했다. 동시에 상시채용을 통해 인재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1일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착공에 들어간 바이오캠퍼스 1공장은 오는 2026년 1분기에 완공한 후 같은 해 하반기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승인을 거쳐 오는 2027년 첫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11공구)에서 1공장 건립을 위한 기초 공사인 파이프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GMP 시설을 짓기 위해 바닥에 파이프를 심는 작업을 진행하며 기초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에만 3개 공장 건설… 1공장 터 닦기 시작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에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총 3개 건설할 예정이다. 3개 공장이 완공되면 2022년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4만ℓ규모)과 함께 총 40만ℓ규모의 생산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송도 1공장에는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와 완제의약품 시설이 추가되고, 1만5000ℓ 규모의 스테인리스 스틸 바이오 리액터와 고역가(High-Titer) 의약품 생산수요를 뒷받침할 3000ℓ 바이오 리액터를 함께 설계하는 시스템도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부가가치 의약품과 수요가 높은 바이오의약품을 뒷받침해 줄 설비가 생산되는 만큼 주요 타깃 고객층인 글로벌 빅파마들의 거래가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또 캠퍼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절감과 재활용을 위한 설비를 투자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도 신경쓰고 있다. 회사는 태양광 패널 설치, 에너지 재활용 시스템 구축 등을 설계에 반영해 공조 설비의 냉방 50%, 난방 70% 이상의 열재활용이 가능하게끔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설비 역시 글로벌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높은 수준의 기기와 원부자재를 도입하고 스마트 IT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공장 효율과 품질 수준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향후 송도 바이오캠퍼스가 조성되면 대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송도와 ADC 설비를 갖춘 시러큐스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시러큐스 공장은 중간규모, 송도는 큰 규모 수주로 차별화
구체적으로 시러큐스 공장은 '중간 규모'(middle scale)의 임상·상업용 의약품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제품을, 송도 공장은 고역가 제품과 '엔 마이너스 원 퍼퓨전' 공정 제품 등 보다 큰 규모(large scale)의 항체의약품을 수주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또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새로운 모달리티를 확대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앤웰니스' 부문의 핵심 사업체로, 롯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임원 인사에선 그룹 오너 3세 신유열 전무를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는 발령을 내며 그룹이 바이오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서 "송도에서 시작되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여정은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뿐 아니라,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10 목표… 인재·바이오벤처 '끌어안는다'
회사는 오는 2030년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통해 매출 기준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송도 1공장 건설과 함께 바이오 벤처 지원과 기술 협력 모색을 위한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회사는 인재 영입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롯데그룹 채용사이트를 통해 상시채용으로 필요한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한편 송도에 건설을 시작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CDMO사업이 롯데그룹 내 혁신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후발주자인 탓에 주어진 숙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0년 앞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용량은 60만 리터가 넘고 내년 4월 완공을 앞둔 5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세계 1위 규모인 78.4만리터 생산도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생산용량 자체를 경쟁력으로 보지 않고 질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유형덕 사업증설부문장은 지난달 착공식 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CDMO 사업은 생산규모로만 순위를 가리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그것보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양질의 약품을 높은 품질로 제공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공장 가동 후 정상적인 가동률을 확보하게 되면 2027년 매출액은 70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2286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 쯤 매출 1조5000억원과 영업이익률 35%를 달성하고 향후 5년 내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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