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머스크 사로잡은 김예지…앳된 시절에도 눈빛은 '살아있네'

김예지, 간절한 표정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후배 응원하기도
2일 주 종목 25ｍ 권총 본선…3일 결선서는 금메달 도전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소셜미디어(SNS) 엑스(X·구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해 화제가 된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1·임실군청)는 14년 전에도 이미 '냉철한 킬러'의 면모를 갖고 있었다.

대한사격연맹은 1일(한국시간) 2010년 당시 충북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예지가 권총을 들고 날카롭게 과녁을 조준하는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가 박힌 흰 티셔츠를 입은 김예지는 더벅머리를 한 앳된 모습을 하고 있다.

삐죽삐죽 대충 자른 듯한 짧둥한 앞머리는 눈썹보다 한참 위에서 끝이 나 이마를 다 덮지 못했다.

애매하게 자란 옆머리는 귀를 거의 덮었고, 뒷머리는 턱선에 맞춰 댕강 잘랐다.

빨간 머리 끈으로는 뒤쪽 윗머리를 살짝 동여맸다.

젖살도 붙어 있는 얼굴은 총을 겨눌 때면 한없이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현재보다는 한결 부드러워 보이는 인상을 준다.

1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조준점을 응시하는 강렬하고 차가운 눈빛만은 그대로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 공기권총 10ｍ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며칠 뒤, 엑스에서는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사격 월드컵 25ｍ 권총 결선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도 아무런 동요 없이 무심하게 총을 내려 놓는 김예지의 장면이 누리꾼의 큰 관심을 받았다.

무심하게 표적지를 응시한 뒤 연달아 명중시킨 김예지는 기쁨은 고사하고 안도감, 해방감 등의 표정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할 일을 마친 영화 속 '킬러'처럼 냉정한 표정으로 총기를 정리하는 모습에 엑스 소유주인 머스크까지 "따로 연기할 필요가 없다.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댓글을 남길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김예지에게 냉혈한 같은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창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당시 25ｍ 권총 주니어 결선에서 후배를 응원하고 있는 사진 속 김예지는 한없이 따뜻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차가운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눈매는 반쯤 휘어진 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후배를 격려하고 있다.

입가엔 미소도 걸려 있고, 양 손바닥을 꼭 맞댄 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도 했다.

특유의 냉철함과 침착함을 바탕으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김예지는 오는 2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리는 25ｍ 권총 본선에 양지인(21·한국체대)과 함께 나선다.

김예지는 "제 주 종목인 25ｍ 권총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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