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나선 아이스크림미디어, 오너家 지분 6개월 뒤 풀릴까

김남석 2024. 8. 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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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예수기간, 통상 3년 설정
신규 상장사 최소 기간만 지켜
회사 성장성·주가 악영향 우려
허주환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 제공]

인공지능(AI)·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989억원 규모의 246만주를 모집한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교육 관련 AI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 계열사를 상장한 뒤 보호예수기간 직후 지분을 매각한 이력이 있는 오너 일가의 지분 보호예수기간이 이번에도 지나치게 짧게 설정돼 향후 회사 성장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허주환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는 "아이스크림은 전국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이라며 "국내 교육 부문의 시장규모는 약 80조원으로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 시장점유율 1위인 교사 온라인 연수원, 학교 커뮤니케이션 앱 '하이클래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스크림S는 전국 초등학교의 93%가 사용하고 있고, 원격교육연수원은 민간부문 35%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하이클래스 앱 누적 가입자수는 420만명, 월 평균 사용자수는 290만명에 달한다. 이밖에 국내 최대 교육용 디지털 콘텐츠 라이브러리 '에듀뱅크 AI', 교육상품 이커머스 플랫폼 '아이스크림몰', 초등 검정교과서 '아이스크림 교과서' 등 교육 관련 다양한 사업을 가지고 있다..

회사의 작년 기준 매출액은 1231억원이다. 교과서 출판 부문이 687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커머스(425억원), 콘텐츠&플랫폼(103억원)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2022년 535억원 수준이었던 자본총계는 올해 1분기 947억원까지 늘었다. 부채는 310억원에서 237억원까지 줄였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306만3433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4180억~5251억원 규모가 될 예정이다. 공모 물량은 246만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2000~4만200원으로, 공모 예정 금액은 787억~989억원이다.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생성형 AI 기술 고도화와 AI 디지털교과서, AI 교육 콘텐츠,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등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에 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분율이 가장 높은 오너 일가의 보호예수기간이 과도하게 짧아 향후 회사의 성장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총 468만6621주(35.88%)다. 모회사 시공테크가 보유한 주식 348만여주에는 1년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이 적용된 반면,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6개월만 적용했다.

통상 대주주들은 지분이 한번에 풀릴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1~3년간의 보호예수기간을 설정하는 반면, 박 회장 일가는 한국거래소가 정한 신규 상장사의 최대주주 지분 최소 보호예수기간만 지켰다.

앞서 2019년 아이스크림에듀 상장 당시에도 박 회장과 아들 박대민 부사장이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직후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섰던 이력이 있었던 만큼, 이번 아이스크림미디어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회장과 박 부사장은 아이스크림에듀 상장 당시 각각 15.46%, 9.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해 1분기 기준 4.52%, 4.82%로 낮아졌다. 보호예수기간 해제 불과 2개월 뒤부터 지분 매각에 나선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7명은 4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주식을 장내 매도해 약 290억원을 손에 쥐었다.

대주주의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상장 당일 1만원대였던 아이스크림에듀 주가는 이날 기준 2950원으로 내려왔다. 박 회장 일가는 아이스크림에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지주사 시공테크 지분을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8월 시공테크 지분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박 부사장은 지분율을 2.86%까지 끌어올렸다. 박 회장 역시 39.32%에서 40.05%까지 지분율이 높아졌다.

대주주 리스크와 함께 몸값 고평가 논란, 최근 시들해진 IPO 시장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아이스크림미디어 주가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4만200원)과 작년 이 회사의 순이익(302억원)을 고려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17배를 넘는다.

또한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상장 공모가 설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핑크퐁컴퍼니'의 2대 주주인 삼성출판사를 선택하며 공모가가 '뻥튀기' 됐다는 지적이다. 핑크퐁컴퍼니는 유아용 애니메이션 '아기상어'를 만든 곳이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오는 9일부터 16일까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1일부터 이틀간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이달 말이다. 상장 주관은 삼성증권이 맡았다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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