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영현, 취임 후 첫 공식메시지 “새로운 반도체 문화 조성”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1일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며 ‘반도체 신조직문화(C.O.R.E. 워크)’를 제시했다.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 “지금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새 수장을 맡은 전 부회장이 취임사 외에 사내 구성원 대상 공식 메시지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 부회장은 “2분기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근원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다 보면 또다시 작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74조700억원, 영업이익 10조4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DS 부문 매출은 지난해 2분기(14조73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 28조56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4조360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전 부회장은 경쟁력이 약화한 원인으로 부서간 소통의 벽,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 확산 등을 꼽았다. 전 부회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 반도체 조직 문화(C.O.R.E 워크)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C.O.R.E. 워크’는 문제 해결·조직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를 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Execute) 의미다.
DS 부문 구성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달 8일부터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전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당초 공지된 내용은 경영계획 목표 영업이익 11조5000억원을 달성할 경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0∼3%지만, 현재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고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OPI 지급률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 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8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인 HBM3E를 본격 양산하며 실적이 더 개선될 것으로 삼성전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차세대 HBM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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