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에 '간호사 불취업'…"합격해도 1년 대기" "취업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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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장기화로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 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신규 간호사들이 취업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한 간호사들 중 일부는 병원 사정으로 인해 현재까지 출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지난 1월 간호사들이 병원에 중복으로 합격해 일부 병원에서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동기간 면접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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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합격했는데 빠르면 12월 출근" "집 앞 병원 취업도 경쟁"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료공백 장기화로 대학병원들이 비상경영 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신규 간호사들이 취업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취업한 간호사들 중 일부는 병원 사정으로 인해 현재까지 출근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도권 23개 상급종합병원 중 올해 상반기 신규 간호사 채용 의사를 밝힌 대학병원은 중앙대병원이 유일하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은 강원대병원에서 채용 공고를 냈는데, 올해 80명을 모집하는 공고에 1679여명이 지원해 약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전공의 이탈로 입원, 수술 건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이 때문에 병원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재직 중인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 신청도 받고 있다.
'빅5'(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등 주요 대학병원은 통상 4~5월에 간호사 모집 공고를 내고, 하반기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채용을 시작한다. 이 과정을 통해 채용된 간호사는 이듬해 3월 국가시험 결과가 나온 후 순차적으로 배치된다. 이를 웨이팅(대기)라고 부르는데 대기 기간은 병원 사정에 따라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한 간호사 중에서도 아직 발령을 받지 못한 인원들이 많다"며 "아직까지 채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채용한 간호사들은 모두 8~9월 안으로 발령을 낼 예정"이라며 "다만 2025년도 채용은 다른 상급종합병원들과 보조를 맞춰서 채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간호사들이 병원에 중복으로 합격해 일부 병원에서 인력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동기간 면접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간호사 채용 시기를 7월에 18곳, 10월에 4곳의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면접을 동시에 보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상반기 간호사 채용 병원이 한 곳에 머무르면서 동기간 면접제 시행도 차질을 빚게 됐다.
간호대 학생과 간호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취업난'을 호소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간호대생 A씨는 "대다수의 신규 간호사 채용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졸업을 하면 지원할 수 있는 병원 수가 줄어든다"며 "올해는 취업을 포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간호사 B씨는 "지난 1월 대학병원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고, 병원에서는 8월부터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의료대란 때문에 병원에서는 빠르면 오는 12월 혹은 내년 초에 입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남은 기간 동안 집 앞 병·의원에 취업하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C씨도 "3~4달 후에나 (합격한) 병원에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방에 살고 있는데) 서울에서 고시원 생활하면서 단기 간호사 알바를 할 지 고민이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전공의 이탈 이후 의료 현장에서는 전공의들의 업무가 간호사에게 넘어가는 등 간호사의 업무 과중이 상당하다"며 "정부에서 간호사의 행위에 대한 수가 지급 등을 통해 병원에서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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