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일해공원 명칭 '공론화' 난항…추진위 위원 참여 신청 미달

정종호 2024. 8. 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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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호를 딴 일해(日海)공원 명칭 공론화에 착수한 가운데 '주민 공론화 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 모집에 신청한 지원자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주장해 온 시민단체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위원을 선착순으로 모집했음에도 지원자가 적은 것은 그만큼 공론화에 군민 관심이 적었다는 증거"라며 "주민 숙의 없이 진행하는 공론화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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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반대·중립 입장별 10∼15명씩 모집에 전체 지원은 6명에 그쳐
지명 변경 당시 공식 절차 생략했다는 지적도…군 "공론화 최선 다할 것"
일해공원 전두환 친필 표지석 [연합뉴스 자료]

(합천=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경남 합천군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호를 딴 일해(日海)공원 명칭 공론화에 착수한 가운데 '주민 공론화 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 모집에 신청한 지원자 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합천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마감인 위원회 위원 모집에 총 6명이 지원했다.

지원자들은 일해공원 명칭 존치 찬성파가 3명, 반대파가 2명, 중립이 1명이다.

당초 군은 세 가지 입장별로 10∼15명씩 공론화 위원을 선착순 모집해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이달부터 일해공원 명칭에 대한 주민 공론화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집인원 미달로 위원회 구성 자체가 삐걱거리게 됐다.

이를 두고 애초 공론화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주장해 온 시민단체 '생명의숲되찾기합천군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위원을 선착순으로 모집했음에도 지원자가 적은 것은 그만큼 공론화에 군민 관심이 적었다는 증거"라며 "주민 숙의 없이 진행하는 공론화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단체는 공론화를 추진하는 용역사 선정이 애초에 잘못됐고, 위원회 위원 모집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번 공론화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위원회 위원 모집이 저조하자 군은 우선 군민 의견을 다각도로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일해공원 공론화와 관련해 명칭 존치 찬반 단체와 논의하면서 위원 모집 재공고를 낼지 등을 검토하겠다"며 "오랜 기간 명칭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군민 의견에 따라 이 문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공론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봄' 천만 관객 돌파에 합천 '일해공원' 명칭 논란 재점화 (CG) [연합뉴스TV 제공]

공론화 논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일해공원 명칭이 지명 변경을 공식화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사실도 최근 알려져 논란이 인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명을 공식 명칭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 지명위원회, 국가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합천군은 2007년 기존 명칭이었던 '새천년 생명의 숲'을 일해공원으로 변경하면서 '군정 조정위원회' 과정만 거치고 이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결국 현재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은 군 내부에서 지정한 '비공식 명칭'인 셈이다. 당시 명칭 변경을 주도한 군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머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지명 표준화 편람에는 지명에 현존 인물의 인명 사용은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군이 이를 지키지 않고 전 전 대통령 생전에 공원 명칭 변경을 완료했다는 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논란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17년 전 당시 군에서 명칭 변경과 관련한 절차 등을 왜 진행하지 않았는지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현재 알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공론화 추진을 통해 군민 의견이 반영된 결정이 내려지면 공식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합천군이 고향인 전 전 대통령 호를 따 이름이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진다.

명칭 변경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회 각계에서 찬반 주장이 대립하며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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