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자율 구조조정으로 가나…자금조달과 자구방안은
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매각 추진…티몬·위메프 합병도 검토
구영배 보유 주식·부동산 등 자산 처분이나 담보 활용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전성훈 기자 = 오는 2일 법원의 티몬·위메프 회생신청 심문을 앞두고 큐텐그룹과 오너 구영배 대표가 어떤 자구계획을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일 법조·유통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티몬·위메프의 기업회생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회사와 채권자가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해 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주심 판사는 오는 2일 오후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심문한다. 심문 대상은 회생을 신청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구영배 큐텐 대표는 심문 대상이 아니다.
그룹의 실질적인 오너인 구 대표와 남아 있는 핵심 경영자는 티몬과 위메프 회생을 위한 자금조달과 구조조정 방안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현재 위시가 중국에 보유한 현금성 자산 800억원가량을 티몬·위메프 사태 해결에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그룹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800억원이지만 바로 정산자금으로 쓸 수 없다. 중국에 여러 규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도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 만나 현재 큐텐이 소비자 환불과 미정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시'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자금 중 일부라도 투입된다면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김 대표는 조심스럽게 기대했다.
큐텐과 계열사들이 펀드 조성을 통한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분리 매각 추진도 자구계획안에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구 대표도 지난달 2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큐텐은 현재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인수·합병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티몬과 위메프도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구조조정 펀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해 운영을 재개하거나 매각하는 방안, 두 회사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까지 각각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 대표는 정무위에서 "이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고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해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커머스도 모회사 큐텐그룹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경영을 하기 위해 매각작업에 나섰다.
인터파크커머스의 김 대표는 구 대표를 비롯한 큐텐 이사회의 동의 아래 인터파크커머스의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인수를 희망하는 두 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메프의 경우 류화현 대표 주도로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에 의사를 타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자구방안들이 조기에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예컨대 펀딩의 경우 구 대표가 큐텐의 대주주인 몬스터홀딩스와 원더홀딩스를 비롯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에 투자를 요구했으나 금리 인상기와 불황에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신 정부 차원에서 금융권이나 공공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해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
또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등 계열사를 원하는 가격에 조기에 매각하기도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알리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은 이날 "위메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통업계에서는 11번가도 장기간 인수자가 안 나타나는 상황에서 1조원대의 미정산금이 쌓인 티몬·위메프를 인수할 기업이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인다.
구 대표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대로 자신이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을 내놓는 방안 역시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구 대표는 한때 '수천억 부자'로도 소문나기도 했지만, 현재 남은 자산은 큐텐 지분 38.0%,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던 큐익스프레스 지분 29.4% 등 비상장사 주식, 서울 반포자이 아파트, 통장에 든 10억∼20억원 등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지난 2010년 싱가포르에 큐텐을 설립한 이후 주로 해외에서 생활해온 만큼 해외에 숨겨둔 재산이 더 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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