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여름 특수 노린다…흥행 기대작 4편 동시 개봉

김은형 기자 2024. 8. 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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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 ‘빅토리’ ‘에이리언’ ’트위스터스’ 14일 개봉
영화 ‘행복의 나라’. 뉴 제공

여름 극장 성수기의 끝물이라고 여겨져 온 광복절 휴일 주에, 올해는 가장 격렬한 흥행 전쟁이 벌어진다. ‘행복의 나라’, ‘빅토리’, ‘에이리언:로물루스’, ‘트위스터스’가 14일 나란히 개봉한다. 흥행 기대작 4편의 동시 개봉도 이례적이지만 최고 성수기인 7월 말, 8월 초도 아닌 시점에 중요한 경기가 열리는 건 사실상 처음이다.

주요 기대작의 개봉 일정표가 1년 전에 일찌감치 정해지는 북미와 달리 한국은 개봉 두세달 전에 개봉일을 확정하는 탓에 배급사간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제작비 규모가 큰 대작의 경우 최고 대목인 ‘7말8초’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곤 하는데 지난해에는 ‘더 문’과 ‘비공식작전’이 8월2일 정면대결을 하면서 배급사인 씨제이이엔엠(CJ ENM)과 쇼박스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화 ‘빅토리’. 마인드마크 제공

지난해 기대작들이 큰 재미를 보지 못한데다 ‘서울의 봄’, ‘파묘’, ‘범죄도시4’ 등 최근 천만 영화들이 성수기 외곽에서 관객몰이에 성공하자 배급사들의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아직은 버리기 힘든 여름 시장의 큰 울타리 안에 놓이되, 강력한 경쟁작을 피하겠다는 전략이 14일로 개봉이 쏠리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게다가 2022년 8월24일 개봉한 ‘육사오’와 지난해 광복절 개봉한 ‘달짝지근해:7510’이 대작들이 쓸고 나간 시장에서 쏠쏠한 수익을 올리며 올해 늘어난 중간 규모 영화들에 모범적인 성공 사례가 됐다. 이번에 ‘빅토리’를 개봉하는 마인드마크는 신세계그룹 계열의 신생 배급사로 지난해 여름 성수기 끝물에 ‘달짝지근해’를, 추석 연휴 끝물에는 ‘30일’을 개봉해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14일 개봉을 가장 먼저 ‘찜’한 영화는 ‘행복의 나라’다. 배우 이선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한때 개봉이 안갯속에 갇히기도 했지만 지난 6월 말 개봉일을 확정 지었다. 2012년 ‘광해:왕이 된 남자’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추창민 감독의 신작으로 10·26 사태 때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었던 박흥주 대령의 재판 과정을 다룬 실화 배경의 작품이다. 고 이선균이 박흥주 대령을 모델로 한 박태주를, 조정석이 당시 변호인단의 역할을 한명의 인물로 형상화한 정인후를, 유재명이 전두환을 극화한 전상두를 연기한다. 액션이나 코미디 등 ‘시원함’이 강조되던 여름 시장에서는 다소 묵직한 이야기지만 한동안 극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휴먼 스토리’로 관객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파일럿’으로 여름 시장의 승기를 잡은 조정석의 연기 변신이 관전 포인트.

영화 ‘에이리언:로물루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에이리언:로물루스’도 전세계 동시개봉을 추진하면서 미국보다 이틀 빠른 이날 개봉을 일찌감치 정했다. 크리처 에스에프(SF)영화의 전설인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시리즈의 7번째 영화로 1979년 개봉했던 1편(한국 1987년 개봉)과 1986년 개봉한 2편 사이의 시간을 다룬다. 우루과이 출신 공포영화 전문인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에이리언2’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혔던, 괴물이 주인공 시고니 위버의 얼굴로 다가가는 장면을 오마주한 장면이 예고편에 등장하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트위스터스’는 지난 달 19일 북미 개봉 주말 흥행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내자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한국 개봉을 서둘렀다. 28년 만에 만들어진 재난 블록버스터 ‘트위스터’의 후속편이다. 영화 ‘미나리’, 디즈니 시리즈 ‘만달로리안3’ 등으로 호평받은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최근 할리우드 유행에서 벗어나 있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의 쾌감을 되살린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개봉을 앞두고 정 감독과 주연 배우들도 내한한다.

영화 ‘트위스터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혜리 주연의 ‘빅토리’는 영화 ‘써니’와 ‘스윙걸즈’를 떠올리게 하는 발랄한 청춘영화다. 1984년 거제도에서 처음 만들어졌던 여고 치어리딩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무대를 1999년으로 옮겼다. ‘써니’를 만들었던 제작사 안나푸르나 필름이 다시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세웠으며 ‘싱글 인 서울’의 박범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원호 프로듀서의 ‘자식들’인 혜리(‘응답하라 1988’)와 조정석(‘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판 대결이 관심을 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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