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조각작품 보며 자란 딸이 바치는 ‘바이올린 사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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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그리움, 애도의 마음을 승화해서 새로운 충만의 장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요절한 천재 조각가'로 불리는 류인(1956∼1999) 25주기를 맞아 추모 공연을 기획한 아내 이인혜 서양 화가는 31일 이렇게 말했다.
오는 6일 경기 마석의 모란미술관(관장 이연숙)에서 열리는 공연은 딸인 류희윤 바이올리니스트(러시아 사라토프 국립음악원 교수)가 아버지를 기리는 헌정 무대로 더욱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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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 대표작품‘입산’토대로
무용·음악 등 다원예술 선봬
유튜브 영상작업도 진행키로
엄마“행복한 애도시간 되길”
“슬픔, 그리움, 애도의 마음을 승화해서 새로운 충만의 장이 펼쳐지길 바랍니다.”
‘요절한 천재 조각가’로 불리는 류인(1956∼1999) 25주기를 맞아 추모 공연을 기획한 아내 이인혜 서양 화가는 31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슬퍼하기보다는 그의 작품을 통해 그를 기억하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오는 6일 경기 마석의 모란미술관(관장 이연숙)에서 열리는 공연은 딸인 류희윤 바이올리니스트(러시아 사라토프 국립음악원 교수)가 아버지를 기리는 헌정 무대로 더욱 의미가 있다. 조각 전문 뮤지엄인 모란미술관 잔디 마당에는 류인의 작품 ‘지각의 주’가 자리해 있다. 이를 배경으로 1부에서는 류희윤 바이올리니스트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독주가 펼쳐진다. “딸이 어렸을 때 류인 선생이 세상을 떠났어요. 미술관에 우뚝우뚝 솟아있는 그가 남긴 작품들을 보며 아빠를 보듯 그렇게 자랐지요.”
연주회에 이어 2부는 류인의 시리즈 작품 중 하나인 ‘입산(Entering the Mountains)’이 전시된 방으로 자리를 옮겨 다원예술을 선보인다. ‘입산’은 고통스러운 성장기를 거쳐 어른이 되고, 삶을 살아내고 죽음을 맞이하는 인간 보편의 모습을 담고 있다. “류 선생의 자소상과 같은 작품이에요. 그의 작업은 다분히 연극적인 면이 있지요. 그래서 무용, 음악과 연관시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유장일 모던발레 안무가(유장일발레단 예술감독)가 ‘입산’을 보고 만든 안무를 발레리노가 연기한다. 이와 함께 이영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곡 ‘혼자놀이’를 류희윤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다원예술은 ‘입산-내가 나를 본다’로 제작되는 유튜브 영상 작업의 일환이다. “류 선생의 작품은 국내에서는 잘 알려졌지만, 브론즈(청동) 조각이다 보니 운송의 어려움이 있어 해외에 소개되기가 쉽지 않았어요. 영상으로 제작해서 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다원예술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지만, 이들 가족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한다. 류인의 부모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작고한 류경채 화백과 희곡작가였던 강성희 씨다. “류 선생은 다방면으로 예술적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인 데다 작품에도 그런 요소가 녹아있고, 딸이 또 음악을 하니 자연스럽게 합체가 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다원예술을 통해 류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영상 작업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다음에는 어떤 음악가가 류 선생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할 수도 있고, 그렇게 변화를 주면서 이어가면 그것이 기록이고 아카이브가 되겠지요.”
류인은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추상과 설치작업이 지배적이던 1980년대 한국 화단에서 구상조각의 독보적 작가로 명성을 쌓았다. 43세에 간경화로 타계한 그는 인체를 대상으로 해체, 변형, 왜곡,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입체감 있고 역동적인 작품을 남겼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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