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점 내준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 조용히 넘어간 KIA···남은 42경기, 선발진 반등이 더 절실해졌다
7월31일 광주 두산전. 홈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른 이날, KIA는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진하게 그었다. 그것도 좋지 않은 쪽에서였다.
KIA는 이날 두산에 28개의 안타와 13개의 볼넷, 그리고 1개의 몸맞는공을 내주고 무려 30점이나 허용하며 6-30 참패를 당했다. 두산이 기록한 30점은 프로야구 출범 후 한 경기 최다득점이었으며, 24점차는 최다점수차 신기록이었다.
KIA는 이 참패에도 2위 LG에 5경기 앞선 선두다. 리그에서 유일한 60승 팀이며, 유일한 6할 승률 팀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KIA의 최근 고민인 선발 투수들의 난조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연승이 끊긴 7월25일 NC전을 시작으로, KIA 투수들은 최근 6경기에서 8.20이라는 처참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독보적인 리그 최하위다.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10.57로 처참한데, 이는 31일 경기의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31일 두산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는 4.50으로 마무리 정해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
오히려 선발 투수들의 난조가 뼈아프다. 6경기 평균자책점이 7.50이다. 6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패를 떠안았다.
자세히 살펴보자. 7월25일 NC전 선발이었던 김도현은 1.1이닝 6실점(4자책)으로 고전했다. 26일 키움전에서는 제임스 네일이 수비 불안 속에 5이닝 5실점(2자책) 패전을 안았으며, 27일에는 황동하가 5이닝 1실점으로 선방했으나 역시 역전패를 당했다. 28일 키움전에 등판한 양현종 역시 수비 불안 속에서도 6이닝 비자책 3실점으로 잘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30일 두산전에서 캠 알드레드가 4.1이닝 난조를 보인데 이어 31일 경기에 나선 김도현은 2.1이닝 6실점으로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최근 4경기에서 평균 6이닝, 평균자책점 2.19로 분전하고 있는 양현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현 KIA 선발진에서 제 몫을 다하는 투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초반 무시무시한 질주를 보였던 제임스 네일은 7월 평균자책점이 4.33에 이닝 소화력도 평균 5이닝을 간신히 넘을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황동하는 7월 3경기에서 고작 11이닝을 던지는데 그치고 있고, 윌 크로우의 부상으로 인해 대체 영입한 캠 알드레드 역시 평균 5이닝 소화도 힘들다. 척추 피로골절 부상을 당한 윤영하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김도현도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가득한 모습이다.
그래서 KIA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소문이 무성했다. 마침 두산에 대패를 당한 7월31일은 트레이드 마감시한이기도 했다. 하지만 KIA는 끝내 아무런 영입없이 트레이드 시장을 마무리했다. 최하위 키움과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실 KIA의 선발진은 시즌 초반 이의리와 크로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할 때부터 위기였다. 다만 양현종과 네일의 활약, 그리고 윤영철과 황동하가 기대 이상으로 잘 버텨줘 아주 크게 티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날씨가 점점 더 무더워지고, 본격적으로 체력 소모가 심해지면서 KIA 선발진의 흔들림 현상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KIA는 이번 시즌 독보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타율(0.298), 출루율(0.371), 장타율(0.462), OPS(0.833), 홈런(122), 득점(624) 모두 1위다. 하지만 마운드의 부진을 언제까지 타선이 만회해줄 수는 없다. 여기에 KIA는 이번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선두팀이다. 역사는 타선이 좋은 팀보다는, 마운드가 활약했던 팀이 가을야구에서 더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KIA의 남은 경기 수는 42경기. 이 42경기에서 선발진의 반등이 필요한 KIA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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