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불바다’ 자비 없는 ABS, 8월 무더위 이제 시작인데··· 투수들은 두렵다

심진용 기자 2024. 8. 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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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초유의 스코어가 3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 기록된 가운데 두산 선수들이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제러드 영이 31일 광주 KIA전 6회초 2사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7월의 마지막 날 전국이 불탔다. 30-6으로 KBO 역대 1경기 최다득점, 최다점수 차 승패 기록을 갈아치운 광주 KIA-두산 경기를 비롯해 전국 5개 구장, 5개 경기에서 한여름 불볕더위보다 더 뜨거운 화력전이 펼쳐졌다.

두산이 KBO 역사상 초유의 30득점을 올렸고, 인천에서 SSG는 12회말 12-11로 롯데를 꺾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9회말 동점 3점 홈런을 쳤고, 오태곤이 12회말 끝내기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수원에서 한화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8득점을 때려 부으며 18-7로 KT를 이겼고, 잠실 난타전에서는 LG가 삼성을 11-5로 꺾었다. 이날 승리한 5개 팀 중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한 팀은 ‘고작’ 9득점에 그친 NC뿐이었다. NC는 고척에서 키움을 9-0으로 이겼다.

이날 하루에만 모두 149안타, 47볼넷, 109득점이 나왔다. 109득점은 KBO 역대 하루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1999년 6월 13일 나온 종전 106득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1999년 당시 기록은 더블헤더 포함 7경기에서 나온 기록이다. 5경기 기준 종전 기록은 2017년 6월 18일 95득점이다.

이날 나온 149안타도 5경기 기준으로는 역대 하루 최다 안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같은 2017년 6월 18일 나온 137안타다. 더블헤더 등을 다 포함한 최다 기록은 지난해 9월 9일, 9경기에서 나온 176안타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첫 도입된 올 시즌, 타고투저의 흐름이 완연하다. 이날까지 모두 502경기에서 5384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10.73득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9.2득점, 그 전 시즌 9.06득점과 비교해 경기당 1.5득점 이상 올랐다. 일관된 ABS존으로 결국은 타자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한화 최재훈이 31일 수원 KT전 9회초 만루에서 3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한화 이글스제공



SSG 오태곤이 31일 인천 롯데전 연장 12회말 끝내기 2점 홈런을 때리고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이미 뜨겁게 타오르는 중인 타자들의 방망이는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예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는 8월 무더위가 이제 시작이다. 통상 투수들에게 8월은 ‘고난의 달’이다. 체력은 이미 바닥을 향해가는데 폭염까지 겹치니 타자들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2023시즌 8월 한 달 동안 경기당 평균 10.11득점으로 시즌 전체보다 1점 가까이 높았다. 2022시즌 8월은 9.36득점으로 역시 시즌 평균보다 높았다. 7월의 마지막 날 전국을 덮친 화력쇼로 이미 심상찮은 8월이 예견되고 있다.

31일 같은 기록적인 다득점 공방이 앞으로 얼마든지 반복될 수도 있다.

역시 ABS다. 과거 ‘사람 심판’은 경기가 크게 기울었다 싶으면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서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주 엄격하게 말하자면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 또한 ‘운용의 묘’라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ABS에 그런 ‘융통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날 광주만 해도 두산이 6회 전까지 14-3으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결착 지었지만, 그 후 16점을 더 올렸다. 자비 없는 ABS를 처음 대면해야 하는 2024년 8월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다. 극단적인 화력전의 재미도 하루 이틀이지, 그게 반복이 되면 뛰는 선수나 보는 팬이나 결국은 진이 빠진다.

광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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