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승률 최하위로 마무리한 롯데에게 다가온 가장 큰 위기, 지키지 못하는 마무리 김원중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뜨거운 여름 날씨처럼 프로야구 경기들이 열린 5개 구장도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NC와 키움의 경기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의 구장에서는 한 팀이 먼저 두자릿수 득점을 선점했다. 10득점을 선점한 팀들 대부분이 승리를 거뒀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SSG와 맞대결을 펼친 롯데만 예외였다.
롯데는 이날 9회까지 10-5로 앞서 있었다.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에 못을 박으려 했다.
그러나 김원중은 1사 후 전의산에게 중전 안타, 김성현에게 볼넷, 최지훈에게 우전 안타를 연속으로 맞아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정준재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준 김원중은 박지환을 중견수 희생플라이 아웃시키며 실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꿨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잡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카운트를 잡으려던 공은 담장 위를 훌쩍 넘어갔다. SSG 길예르모 에레디아에게 7구째 포크볼을 공략당했고 타구는 3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점수는 10-10, 동점이 됐다. 롯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11-12로 패했다. 롯데의 7월 마지막 경기는 악몽으로 끝났다.
롯데의 7월 성적은 6승14패 승률 0.300이다. 6월 14승1무9패 승률 0.609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반대가 됐다.
6월 팀 타율 1위(0.312), 팀 평균자책 4위(4.82), 불펜 평균자책 2위(4.07)을 기록했던 롯데는 7월에는 팀 타율 리그 8위(0.261), 팀 평균자책 최하위(5.59)로 떨어졌다.
모든 수치가 떨어진 상태에서 가장 굳건했던 믿음이 흔들린 게 가장 큰 위기다.
올해 롯데 투수 엔트리에서 단 한 번도 2군행 통보를 받지 않은 투수가 김원중이다.
롯데는 개막 전 계산했던 투수 보직들이 개막 후에는 변수로 작용했다. 필승조로 활약해주리라 믿었던 구승민이 부진했다. 선발진에서도 계속 변수가 나왔다. 박세웅과 나균안이 지난해만큼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급기야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는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나균안 역시 자기 관리 소홀로 징계를 받았다. 이런 변수들 속에서도 마무리 김원중 자리만큼은 굳건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가장 믿는 투수라는 걸 반증했다.
김원중 역시 기대에 부응했다. 6월까지 30경기에서 16세이브 평균자책 2.41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7월 막판 보여준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지난 7월21일 삼성전이 시작이었다. 이날 아웃카운트 0.2이닝 2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쓴 김원중은 2일 뒤인 LG전에서도 0.1이닝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31일 SSG전까지 5경기 중 4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 승리 투수가 된 28일 NC전은 실점하지 않았지만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해 경기를 연장으로 접어들게 했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5경기의 평균자책은 20.25에 달한다.
롯데의 더 큰 걱정은 그를 대체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펜을 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최이준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롯데는 7월을 9위로 마쳤다. 8위 한화와 1.5경기, 7위 NC와는 6경기 차이로 멀어져있다. 5위 두산과도 8경기 차이다. 8월 반등의 요소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커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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