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 퇴임…대법원 재편 가속화
한성희 기자 2024. 8. 1. 13:12
▲ 김선수(왼쪽부터), 이동원, 노정희 대법관이 2018년 8월 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늘(1일) 퇴임합니다.
대법원장을 제외한 대법관 13명 가운데 3명이 물러나 대법원 지형도 바뀌게 됐습니다.
세 대법관은 오늘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저마다 중시했던 가치를 강조하며 법원에 당부했습니다.
법조계에서 김선수, 노정희 대법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며 이동원 대법관의 경우 중도 내지 중도 보수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김선수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소외를 잘 전달해 올바른 판결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대법관이 각 부에 1명씩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 사회의 포용력 수준은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받는 대우의 수준에 비례한다"며 "그 수준을 높임으로써 사회의 포용력 수준을 높이는 것이 바로 법원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정부에 법관 증원과 사법부 예산 편성의 자율권 부여, 형사사법 개선을 위한 조건부 석방 제도 도입 등도 요청했습니다.
김 대법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 멤버이자 회장 출신으로, 판사·검사 경력 없이 임명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참여정부 때 사법개혁 작업에 깊이 관여하기도 한 노동법 전문가로, 대법관으로서 특히 노동 분야에서 진취적 판결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노정희 대법관은 "법의 길 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사법부는 그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며 "사법부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를 위한 헌법 정신을 모든 업무 수행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를 위해 사법부의 구성 자체에도 다양성의 가치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이 꾸준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노 대법관은 자신을 '역대 148번째 대법관이자 7번째 여성 대법관'이라 소개하며 "여성으로서 7번째 운운한 제 말이 소소한 웃음거리가 되는 날이 가까운 시일 내에 오기를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노 대법관은 판사·변호사 시절 여성과 아동의 인권 보장을 위해 힘쓴 점이 높이 평가받아 임명됐습니다.
대법관 재임 기간에도 여성의 권리를 신장하는 적극적인 판결을 다수 내놓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중도적 성향으로 평가받아온 이동원 대법관은 "법적 안정성이 유지돼 국민이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평화와 사회질서의 확립을 위해 법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법관은 "새로운 해석을 통해 종전에 선언했던 법의 내용을 그와 달리 말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종전 법해석을 믿었던 국민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사회의 법적안정성을 해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법관은 자기 속에 있는 법관이 재판하도록 해야 하고, 자기 속에 있는 자아가 재판하도록 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사람이 지배하는 재판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법관 이력을 재판업무에서만 쌓은 이 대법관은 재판 능력의 탁월성을 인정받아 대법관으로 임명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진보 우위를 보인 대법원에서 소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등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들의 후임으로는 노경필·박영재·이숙연 후보자가 지명됐습니다.
노경필·박영재 후보자는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돼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숙연 후보자는 자녀의 비상장주식 등 논란으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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