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꺾고 쏟아진 악플…데구치 "슬픈 감정 든다" 호소[파리올림픽]

2위로 경기를 마친 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시상식에 참석해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7.29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YW 황진환 기자

데구치가 SNS에 남긴 글. 크리스타 데구치 소셜미디어 캡처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유도 57kg급 결승에서 허미미(22)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캐나다의 크리스타 데구치(29)가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데구치는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댓글을 읽었더니 슬픈 감정이 들고, 내가 상대했던 선수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며 "당신들이 아끼는 선수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한다. 그러나 어떤 국가도, 어떤 선수도, 어떤 사람들도 의미 없는 싸움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를 겨누고 그 말을 퍼부을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모든 선수는 최선을 다했고,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뛰었다"라며 "팬들도 우리처럼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캐나다-일본 혼혈 선수인 데구치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대회 여자 유도 57kg급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허미미를 반칙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나란히 지도 2개씩 받은 가운데 허미미가 메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판정을 받아 지도 3개가 누적돼 패한 것. 이에 김미정 한국 여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개최지가) 유럽이라는 게 조금 작용한 것 같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데구치 역시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지도 판정에 대해 "더 나은 유도를 위해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데구치의 SNS에 "가만히 서 있으면 금메달?", "이렇게 이겨 놓고 기분이 좋을까", "인종차별이다" 등의 악성 댓글을 남겼다. 몇몇 누리꾼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적기도 했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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