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IB 내세운 우리투자증권, 10년 만에 재출범… 임종룡 “전폭적인 지원”

정민하 기자 2024. 8. 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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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TP타워 본사서 출범식
남기천 대표 “원팀 우투 만들자”
“우리금융, 다시 기업금융명가 만들 것”
지극한 정성으로 흙을 빚고 굽고 깨기를 수백 번 거듭해야 탄생하는 국보급 도자기처럼 임직원들이 혼신을 다해 명품 증권사로 도약하길 바란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TP타워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큰 진전을 이뤘고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TP타워 3층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우리투자증권 직원 대표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제공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이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1500억원 규모, 업계 18위의 중소형 증권사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날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계기로 2014년 증권사(옛 우리투자증권)를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지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하게 됐다.

이날 출범식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해 지주사 임원 및 그룹사 사장단, 우리투자증권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합병 추진 경과보고 ▲출범선포 ▲타임캡슐 전달식 ▲회사기 전달식 ▲혁신조직 발대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30대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혁신 조직인 ‘주니어경영협의회’ 발대식도 진행됐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우리투자증권 임직원 모두 ‘원팀(One Team·하나의 팀)’이라고 강조하며 첫 번째 지향점으로 ‘디지털과 IB가 강한 종합증권사’건설을 선언했다. 남 대표는 “임직원 모두가 우리투자증권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각자 영역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한다면 회사와 직원 모두 빠르게 동반성장할 것”이라며 “소통과 화합에 기반한 원팀 우투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조직은 ▲종합금융 ▲S&T(세일즈앤트레이딩) ▲리테일(소매) ▲리스크관리 등 4개 사업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기존 발행어음과 부동산에 집중된 우리종합금융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IB(투자은행), S&T, 리테일 등 증권사 본연의 사업 구조를 완성해 대형 증권사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구상이다. 온라인 펀드 판매가 주력이던 한국포스증권 인력도 통합된 디지털 전략 아래 낮은 수수료로 공모펀드를 공급하는 범용 투자 플랫폼 역할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은행 IB와 증권 IB을 아우르는 그룹 CIB(기업투자금융) 체계 구축과 기업 생애주기에 맞춘 종합금융서비스에 집중해 전 그룹 핵심전략인 ‘기업금융명가 재건’을 추동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 첫 단추로 은행·증권 간 시너지협의회 운영과 함께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 조성 등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우선 우리투자증권의 인사·조직·성과보상 등을 그룹 계열사 잣대가 아닌 시장 관점, 증권업종 기준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본력 확충, 인재육성 시스템, 독자사옥 확보 등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높여 그룹 위상에 걸맞은 자본시장 플레이어로 빠르게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TP타워 3층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가 회사기를 흔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제공

우리투자증권은 빠르면 5년 안에 업계 10위권에 진입하고, 10년 안에 초대형 IB(투자은행)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초대형 IB가 되면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다만 10년 전 매각 당시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이 약 4조3850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현재는 약 4분의 1에 그친다. 초대형 IB가 되려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춰야 해 못해도 3조원을 추가 수혈해야 하는 점은 과제다.

이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은 출범을 준비하며 미래에셋·삼성·메리츠증권 등 대형 증권사에서 부장·부부장급 실무 인력 33명을 영입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기업금융1본부장(전무), 홍순만 인사본부장, 박기웅 한국투자증권 매크로트레이딩본부장 등 과거 증권업계 1위였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출신들이 대거 이적했다. 남 대표 역시 대우증권 출신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존 인력에 더해 약 400명 규모로 출범하며, 향후 1년 내 100명 이상을 추가 영입하겠다는 목표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 간 선순환 창출, 디지털 기반 강화, 우리금융그룹 시너지 활용 등을 통해 증권업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IB(투자은행)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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