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파리] '끔찍한 부진' 엠비드, 결국 출전 시간 0분 굴욕

[점프볼=이규빈 기자] 첫 경기에 부진했던 엠비드가 벤치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미국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릴 피에르 모로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조별 예선 C조 남수단과의 경기에서 103-86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미국은 조별 예선 2승 0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뱀 아데바요가 18점 7리바운드, 케빈 듀란트가 14점 2리바운드, 앤서니 에드워즈가 13점 3스틸을 기록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이날 미국은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었다. 직전 세르비아전 스테픈 커리-데빈 부커-즈루 할러데이-르브론 제임스-조엘 엠비드의 선발 라인업에서 커리-부커-제임스-제이슨 테이텀-앤서니 데이비스의 선발 라인업으로 바뀌었다.

테이텀은 직전 세르비아전 1분도 출전하지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티브 커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테이텀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 얘기했기 때문에 테이텀의 선발 출전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엠비드가 벤치로 내려가고, 데이비스가 주전으로 올라온 것은 예측하지 못한 변화였다. 가장 큰 이유는 엠비드의 부진이었다.

엠비드는 지난 세르비아전 11분 출전하여 4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맞상대였던 니콜라 요키치에게 공수 양면에서 처참하게 패배했다. 비록 미국은 엠비드의 부진과 요키치의 활약에도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는 전력 차이를 선보였으나, 엠비드의 활약은 명백히 실망스러웠다.

반면 엠비드 대신 출전한 데이비스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수비에서 엠비드보다 훨씬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경기력은 엠비드가 아닌, 데이비스가 나올 때 훨씬 좋았다.

이날 남수단과의 경기에서도 데이비스는 8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엠비드가 전혀 생각나지 않은 활약이었다.

놀라운 점은 데이비스가 아니다. 바로 미국의 세 번째 센터인 아데바요다. 이날 아데바요는 21분 출전하여 18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최다 득점자가 됐다. 수비에서도 특유의 활동량과 기동력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남수단전 MVP는 바로 아데바요였다.

아데바요까지 활약하자, 엠비드의 빈자리는 더 느껴지지 않았다. 냉정히 현재 기량으로 엠비드는 미국의 주전이 아닌, 세 번째 기량의 선수다.

재밌는 사실은 엠비드는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해 비난을 감수하며, 미국 대표팀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엠비드는 카메룬 출신의 선수고, 2022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며 프랑스 소속으로 올림픽 출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22년 9월, 엠비드는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삼중 국적자'가 된 엠비드는 세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결국 엠비드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고, 곧 태어날 아들이 미국 국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당연히 이런 엠비드의 선택에 비판이 폭주했다. 프랑스 대통령에게 직접 부탁까지 하면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던 엠비드다. 자연스럽게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거기에 이번 2024 올림픽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엠비드 입장에서 적의 심장부로 들어간 셈이다.

프랑스 관중은 엠비드를 열렬히 환영했다. 지난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엠비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야유가 나왔다. 미국과 세르비아의 경기인데도, 야유가 살벌했다. 세르비아전 엠비드의 부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청된다.

하지만 야유를 감안해도, 엠비드의 활약은 최악이었다. 엠비드는 현존 NBA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엠비드는 2022-2023시즌 MVP를 수상하며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런 엠비드가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과연 엠비드가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미국의 다음 경기는 4일 푸에르토리코와 펼쳐진다.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