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젠더 이슈, 갈등 조장 원치 않아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4. 8.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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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젠더 이슈X코미디, 섞기 어려웠을텐데?
2. ‘유퀴즈’ 삽입한 이유는?
3. 조정석 여장 연기에 대한 평가는?
영화 ‘파일럿’ 중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정석의 원맨쇼로 불리는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극 중 스타 파일럿 ‘한정우’(조정석)가 입을 잘못 놀리는 탓에 해고통보를 받은 뒤 생계를 위해 여동생 ‘한정미’(한선화) 신분으로 여성 부기장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조정석은 ‘한정우’로 분해 여장 연기까지 감행하며 파격 변신에 나선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파일럿’은 오프닝 스코어 37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젠더 이슈와 코미디의 결합이 잘 이뤄졌느냐에 대한 평은 조금 갈린다. 더불어 이야기 구조에 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최근 만난 김한결 감독에게 들이밀었다.

‘파일럿’ 연출한 김한결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쟁점1. 성차별을 코미디로…어떻게 풀고자 했을까

이 작품은 ‘한정우’가 여자로 살면서 체감하는 차별적 문제를 목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코미디 장르라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었다.

“‘변신’이란 소재 자체가 젠더 이슈로 나올 수 있어서 갈등을 조장하거나 편을 가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표현이나 연기에 있어서 배우들과 적정선을 찾으려고 대화를 많이 했죠.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혹시나 오독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요. 배우들끼리도 적정선을 찾으려고 많이 대화하더라고요. 그래서 ‘한정우’가 진실을 알게 된 뒤 ‘슬기’(이주명)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살 수없어’라는 대사로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고요. 각색을 맡은 한준희 감독과도 잘못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이면서 경우의 수까지 짚었죠. 그래서 더욱 ‘한정우’란 개인의 서사에 집중해서 보여주려고 했어요.”

‘파일럿’ 연출한 김한결 감독,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쟁점2. ‘유퀴즈’ 유재석·조세호가 그대로?

영화 초반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이하 ‘유퀴즈’) 콘셉트가 삽입돼 눈길을 끈다. 실제 MC인 유재석, 조세호가 극 중 ‘한정우’를 인터뷰한다는 설정으로, 실제 프로그램을 그대로 차용된다.

“‘남자가 여자로 변신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극적이다보니 대중이 최대한 몰입할 수 있고 우리 생활과 맞닿은 요소가 필요했어요.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일반인이 출연하는 국민 방송이 뭐가 있을까’였고, 자연스럽게 ‘유퀴즈’로 이어졌죠. 우리 영화에 어울릴 것 같았고, 그런 생각에서 ‘유퀴즈’ 아니면 아니겠다 싶었죠. 현장에서도 대본을 주고 유재석, 조세호가 연기를 하는데, 재밌는 애드리브를 많이 쳤어요. 말맛있는 애드리브여서 깜짝 놀랐죠. 왜 아직까지 두 분이 영화를 안 찍었을까 싶을 정도로 잘 하더라고요.”

영화 ‘파일럿’ 중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쟁점3. 조정석 여장 연기, 감탄했다?

그야말로 조정석 원맨쇼다. 한정우로, 한정미로 스크린 곳곳을 날아다닌다. 감독으로서 조정석 여장 연기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처음 SBS ‘질투의 화신’을 보고 팬이 됐는데, 그때도 대사와 대사 사이 빈 부분을 만들지 않으려고 재치있게 채우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함께해보니 인간의 깊이있는 감정을 잘 표현해내는 것도 능한 배우였다는 걸 알게 됐고요. 워낙 준비를 많이 해와서 볼 때마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애드리브인가 싶을 정도로요. 나중에 영화 완성본을 보고 느꼈던 건 한정우가 변신 후 한정미의 외모와 굉장히 달라보였다는 점이에요. 조정석이 세심하게 연기를 해줬기 때문이죠. 손짓하나 목소리 하나 디테일을 표현하고 있었구나 생각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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