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농지에 '체류형 쉼터' 짓게 허용…"생활인구 늘린다"

▲ 농막 모델하우스

오는 12월부터 농지에 임시 숙소인 '농촌체류형 쉼터'를 지을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일주일 중 4일은 도시에, 3일은 농촌에 각각 머무르는 '4도 3촌'과 귀농·귀촌 수요가 늘자 거주 시설인 쉼터를 도입해 생활 인구를 늘려 농촌 소멸을 막기로 했습니다.

농촌체류형 쉼터에는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지 않고 취득세 10만 원과 연 1만 원의 재산세만 내면 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늘(1일) 국정현안관계장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촌체류형 쉼터 도입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농식품부는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12월부터 가설 건축물 형태의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지를 소유한 사람은 해당 농지에 전용 허가 등의 절차 없이 연면적 33㎡(10평) 이내로 농촌체류형 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됩니다.

기준 규모는 농막(20㎡ 이내)의 1.7배이고, 농막과 달리 숙박이 가능합니다.

가설 건축물인 만큼 안전성을 고려하면 1층짜리 형태가 적합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입니다.

연면적 33㎡에는 데크, 정화조 등 부속시설 면적은 제외됩니다.

한 면에만 최대 12㎡로 주차장을 설치할 수도 있습니다.

부속시설까지 합친 쉼터의 전체 면적은 최대 57㎡ 정도가 됩니다.

부지는 쉼터 연면적과 부속시설의 면적을 합한 것의 두 배 이상이 돼야 합니다.

농식품부는 내구(사용 가능) 연한을 고려해 쉼터를 최장 12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 3년마다 가설 건축물 축조 신고를 하게 돼 있는데, 세 번 연장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12년이 넘으면 원칙적으로 쉼터를 철거해야 합니다.

쉼터는 농지에 세워지는 만큼, 쉼터 소유자는 이곳에서 영농 활동을 해야 합니다.

농식품부는 농촌체류형 쉼터가 거주 시설임을 고려해 재난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주변 영농 활동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설치 요건도 설정했습니다.

우선 법으로 지정된 방재 지구와 붕괴 위험 지역, 자연재해 위험 개선 지구, 엄격한 방류수 수질기준 적용 지역에서는 쉼터 설치를 제한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조례를 통해 쉼터 설치 제한 지역을 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밖에 소방차, 응급차 등이 다닐 수 있는 도로에 접한 농지에만 쉼터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화재에 대비해 쉼터 내 소화기 비치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농식품부는 '필지당 한 채', '세대당 한 채' 등의 규정을 두고, 한 사람이 전국에 쉼터를 여러 곳 짓는 것을 규제할 예정입니다.

반대로 여러 세대가 한 쉼터를 나눠 갖는 것도 인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윤 정책관은 관련 질의에 "쉼터는 임시 거주 시설로, 상시 거주를 위해 전입 신고를 하는 것은 가급적 지양해 달라"면서 행정 처분 근거 마련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농식품부는 농막도 입지와 시설 기준을 갖추면 3년 이내 유예 기간을 두고 쉼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농막은 창고 등으로 사용되는 시설로 법적으로 숙박이 금지돼 있습니다.

현재 농막은 전국에 23만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농식품부는 농막을 농지 대장에 등재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기존 농막을 유지하면서 농촌체류형 쉼터를 추가로 만든다면 농막과 쉼터의 연면적을 합해 33㎡ 이내로 지으면 됩니다.

농식품부는 농막의 경우에도 연면적과 별도로 데크와 정화조, 처마를 만들 수 있게 하고 한 면에 한해 주차장 설치를 허용할 계획입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