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올림픽 첫 金… 3년전 도쿄 꼴찌가 ‘기적’ 쐈다[2024 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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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최대 경제국 과테말라가 올림픽 출전 72년 만에 첫 금메달을 품는 기적을 썼다.
아버지의 별세 4주 만에 치른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트랩 사격에서 26명 중 26위로 꼴등을 기록했던 아드리아나 루아노 올리바(29·과테말라)가 돌아온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쓰며 조국에 첫 금을 안겨줬다.
하지만 전날 장 피에르 브롤(42)이 남자 트랩 사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지 하루 만에 올리바가 금메달을 따면서 과테말라의 올림픽 메달은 이틀 사이 3배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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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부상으로 체조선수서 전향
13년만에 ‘올림픽 신기록’ 달성
도쿄출전 4주전 부친잃고 고배
金 확정후 남은 7발 쏘며 ‘눈물’
시상 때 ‘행복한 과테말라’ 국가
중미 최대 경제국 과테말라가 올림픽 출전 72년 만에 첫 금메달을 품는 기적을 썼다. 아버지의 별세 4주 만에 치른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트랩 사격에서 26명 중 26위로 꼴등을 기록했던 아드리아나 루아노 올리바(29·과테말라)가 돌아온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쓰며 조국에 첫 금을 안겨줬다.
올리바는 31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트랩 사격 결선에서 45점(50점 만점)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결선에서 43번째 과녁을 명중시키면서 금메달을 확정한 그는 남은 7차례 사격 내내 눈물을 흘렸다. 우승 후에는 “다시 여기 오는 게 쉽지 않았다”며 “과테말라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빠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과테말라에는 아직 사격장이 하나밖에 없다”며 “이번 우승으로 더 많은 사람이 사격을 할 수 있도록 사격이 확장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SNS에 “과테말라의 올림픽 역사는 루아노 덕에 금빛 글자로 쓰였다”고 썼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최하위 성적을 냈던 올리바의 우승은 ‘꼴찌의 반란’이다. 그는 직전 올림픽 신기록인 슬로바키아 주자나 레하크슈테페체코바의 점수(43점)도 가볍게 넘어섰다. 주요 외신은 “놀라운 재기”(incredible comeback)라고 평가했다.
올리바는 아버지 별세 4주 만에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것에 대해 “당시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네 올림픽 출전을 누구보다 바라셨다’는 말을 듣고 경기에 나갔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가장이 되셨고, 제게 강한 여성이 되라고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실력을 다져온 올리바는 2022년 볼리바르 대회 트랩 부문에서 은메달을 거쳐 지난해 팬 아메리칸 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래 사격 선수가 아니었던 올리바이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지다. 그는 2011년 16세 당시 척추 부상으로 체조 선수 생활을 끝낸 이후 사격에 입문했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예선전을 20일 정도 앞두고 척추 부상 진단을 받아 체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척추뼈 6개와 디스크가 손상됐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 소감에서 “부상 당시 모든 걸 잃은 기분이었다. 절망에 빠졌고 좌절했다”며 “그러던 중 이 스포츠(사격)를 통해 새로운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과테말라는 1952년부터 14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지난 대회까지 메달은 단 1개뿐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 20㎞ 경보에서 에릭 바론도가 은메달을 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전날 장 피에르 브롤(42)이 남자 트랩 사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지 하루 만에 올리바가 금메달을 따면서 과테말라의 올림픽 메달은 이틀 사이 3배로 늘어났다.
이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메달 수여식 마지막 곡으로 과테말라 국가(國歌) ‘행복한 과테말라’(Himno Nacional de Guatemala)가 울려 퍼졌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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