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 “전기차 캐즘은 성장통, 투 트랙 기술전략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실현”

“내년부터 고전압 NCM 배터리 양산 계획”
“전고체·리튬황·바이폴라 배터리 등 전기차, UAM에 탑재할 것”

김제영 전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제영 전무.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제영 전무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지속 성장할 산업”이라며 “지금의 단계를 일종의 ‘성장통’으로 인식하고 제품 경쟁력 향상, 선행 기술 확보 등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정체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업계도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연구·개발(R&D) 등을 통한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김 전무는 지난달 31일 자사 뉴스레터 ‘배터리 플러스’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상황은 치열하고 역학관계도 복잡다단해지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회사 측의 발전 전략을 밝혔다.

김 전무는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세부 전략으로 소재 기술, 공정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며 “회사 측은 가격과 성능 면에서 차별화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핵심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내년 고전압 미드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적용한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고전압 NCM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니켈, 코발트의 함량을 낮춰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김 전무는 ‘건식 전극 공정’을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공정 기술’ 로 꼽았다. 건식 전극 기술은 양극 및 음극 활물질(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에서 화학적으로 반응해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활성 물질)과 도전재(전자의 이동을 촉진시키는 물질), 바인더(활물질과 도전재가 잘 붙도록 하는 접착 물질)를 파우더 형태로 혼합해 전극을 제작하는 공정 기술로 건조를 위한 별도의 열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경제성과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한층 높인 기술이다. 김 전무는 “건식 전극 기술의 연구 단계를 넘어 파일럿 공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빠르면 2028년 이 공정을 도입한 제품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행 기술 개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술 ‘BMTS’ 를 강조했다. BMTS는 전기차 등에 탑재된 배터리의 전류, 전압, 온도 등을 센서를 통해 측정해 배터리 성능을 제어하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에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능을 결합해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를 통합해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김 전 무는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약 8000건의 관련 특허를 기반으로 향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에 결합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전무는 이어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바이폴라 배터리 등 LG에너지솔루션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를 모두 고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김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은 2029년 말~2030년쯤 양산한다는 목표로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무게 당 에너지 밀도를 2배 이상 높인 리튬황 배터리, 양극과 음극이 각각 동일한 집전체 양면에 위치한 구조로 돼 있어 부피 당 에너지 밀도를 대폭 개선할 바이폴라 배터리를 미래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에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전기차 산업의 성장 단계를 한 발 앞서 준비하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R&D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