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심상정과 연대했으면 대선 이겼다…오만함 반성해야"

"'이재명 민주당' 2년, 분열 가속…박용진·임종석 비명횡사로 외연확장 실패"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지금 민주당은 정권탈환과 멀어지는 길로 가고 있다"며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일극 체제'에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1일 광주광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가 대표로 있었던 지난 2년 동안 내부 단결에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상은 내부 분열과 갈등을 촉발하고 이재명 독주체제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실패의 원인으로 외연 확장 실패를 꼽았다. 그는 "정권 탈환을 위해서는 내부 단결과 외연 확장이 핵심이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 연장에 실패한 이유도 외연 확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내부는 똘똘 뭉쳤는지 몰라도 외연 확대는 확실히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연대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심상정 후보에게 패배의 책임을 넘겨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단독으로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함을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호위하는 소수 강경 '개혁의딸'들이, 자기와 조금만 입장이 달라도 문자 폭탄, 수박 깨기, 탈당 요구 등으로 공격했다"며 "지난 총선 공천에서 나타난 '친명횡재, 비명횡사'의 참상도 당내 단결을 깨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했다.

이어 "비명으로 찍힌 박용진 의원, 임종석 실장, 안산의 고영인, 은평 강병원 의원 등이 비명횡사했다"며 "반면 이재명 후보를 옹호하던 호위무사들은 친명과 찐명 경쟁을 벌여가며 공천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로 인해 민주당은 외연 확대에도 실패하고 있다"며 "'지민비조'로 총선에서 협력했던 조국혁신당과 연대가 아니라 경쟁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조기 퇴진과 정권 탈환을 위해서는 윤 대통령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거듭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재집권의 핵심 전략은 내부 단결과 외부 연대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김대중 대통령도 DJP연합을 통해 집권할 수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도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집권 연장이 가능했다"고 짚었다.

한편 김 후보는 민주당 등 야권 내에 팽배한 대통령 탄핵 추진 분위기에 대해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탄핵은 정치적으로 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발의 후 헌재의 기각으로 보수진영이 역풍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탄핵 투쟁은 오히려 극렬한 정치대결로 치달을 것"이라며 "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정치투쟁 속에서 민생·민주·평화는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 대다수가 무도하고 무능하고 윤석열 정부를 조기에 종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 역시 절대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탄핵 절차는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국회 의석 분포 및 헌법재판소 판관 구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종식을 위한 대안으로 '윤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 1년을 단축하고, 개헌을 추진해 2026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동시에 실행하자'고 제안했다"며 "임기 단축과 개헌안은 탄핵과 달리 여야의 결단을 통해 서로가 상생하고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새로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충북 청주 cjb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김두관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