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공주가 입은 혼례복 ‘홍장삼’, 국가민속문화유산 된다

도재기 기자 2024. 8. 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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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복온공주가(家) 홍장삼과 대대’ 지정 예고…“복식문화·전통 공예 연구 중요 자료”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된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 가운데 홍장삼의 앞면.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순조의 둘째 딸인 복온공주(1818~1832)가 1830년 가례(혼례) 당시 입었던 왕실 예복인 홍장삼이 국가민속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의 홍장삼은 앞과 뒤를 정교하고 아름다운 자수로 장식한 예복이고, 대대는 홍장삼을 착용할 때 가슴 부분에 두르는 폭이 좁고 긴 장식띠를 말한다. 홍장삼은 조선 왕실에서 후궁이나 공주, 옹주, 왕자 부인의 혼례복이기도 하다.

복온공주는 순조와 순원왕후 김씨의 둘째 딸로 태어나 1830년(순조 30) 4월 창녕위 김병주(1819~1853)와 가례(혼례)를 올렸다.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당시 가례의 준비와 진행 절차 등을 기록한 ‘복온공주 가례등록’에서 공주의 혼례용 예복으로 준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복온공주는 불과 가례 2년 뒤인 1832년 세상을 떠났으나, 홍장삼은 김병주의 후손들에게 전해졌다. 또 신분이 낮은 사람이 혼례 때에는 신분을 초월해 최고의 옷을 입도록 허용하는 섭성(攝盛) 풍속에 따라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김병주 집안의 혼례복으로 사용되었다.

복온공주가 홍장삼의 뒷면. 국가유산청 제공
복온공주가 홍장삼의 대대. 국가유산청 제공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왕실 기록 가운데 홍장삼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일한 사례로, 조선왕실 복식 문화와 궁중자수 연구 자료로 사료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김병주의 후손들이 혼례용으로 착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변화가 일어나 옷의 형태와 구성법, 자수 문양 등 현재 모습은 19세기 말~20세기 초 형태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유래와 전승 과정이 명확하고 조선후기 공주 가례용 홍장삼의 무늬와 자수 기법, 직물 종류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하고 유일한 사료”라고 밝혔다.

홍장삼 앞뒷면을 장식한 아름다운 도안과 화사한 색상, 다양한 장식 기법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뤄 조형적으로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홍장삼의 부속인 대대는 오로호병문(5개의 호리병을 방사선형으로 배치한 형태의 무늬) 등을 직조한 비단에 암수 봉황문을 교대로 부금(의복에 금박으로 무늬를 입히는 전통 공예기술) 장식했다.

여기에 화초, 과실, 보배, 나비 같은 전통 문양과 색상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전통 공예 연구·복원을 위한 귀중한 실물 자료라는 분석이다. ‘복온공주가 홍장삼과 대대’는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친 뒤 심의를 통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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