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더위 먹은 한국야구, 5G 109실점 어두운 단면...부족한 선수층+떨어지는 환경
KBO리그가 폭염에 더위를 제대로 먹었다. 7월 31일 KBO리그 5개 경기서는 무려 109득점이 쏟아졌다. 19득점이 아니라 109득점이 맞다.
반대로 7월 31일 KBO리그 5경기서 109실점이 나온 셈인데 부족한 선수층과 야구 선진국과 비교해 뒤떨어지는 환경이란 어두운 단면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두산은 7월 31일 광주 KIA전서 30-6으로 승리하면서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30득점은 역대 한 경기 단일 팀의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삼성 라이온즈가 1997년 5월 4일 대구시민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세운 27득점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사정을 따져보면 사실 야구라는 종목 특성상 30득점을 낸 공격의 대단함 보단 30실점을 한 수비의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으로 득점 차가 벌어지면 사실상 경기 승부가 완전히 넘어간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득점 차는 사실상 ‘가비지타임(garbage time·쓰레기 시간)’으로 봐도 무방하다. 사실상 백기 투항한 듯한 KIA의 모습과 마운드 운영 양상에 30득점이 가능한 면도 있었다.
7월 31일 KBO리그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이라면 동시간대 열리고 있었던 한국 양궁의 시원한 과녁 명중을 보는 것과는 정반대의 기분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 이날 5개 구장에선 앞서 서술했듯이 무려 109득점이 나왔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선 한화 이글스가 KT위즈를 18-7로 완파했고, 도합 25점이 나왔다.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선 연장 12회 접전 끝에 SSG 랜더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12-11로 꺾었는데 양 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23점을 냈다. 잠실구장에선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11-5로 꺾었다. 양 팀 도합 16점이 나왔다. 고척스카이돔에선 NC 다이노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9-0으로 제압했다. 유일하게 도합 한 자릿수 득점이 나온 경기다.
이런 환경 속에 109득점과 109실점이란 상황이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각 팀의 전력과 투수진 상황 등을 감안하더라도 7월 31일 경기 유일한 한 자릿수 득점이 고척돔에서 나왔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도 적지 않다.
날이 갈수록 한국의 5~10월은 점차 동남아 지역의 아열대성 기후를 닮아가고 있다. 봄, 가을이란 계절이 사실상 없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른 시기부터 평균적으로 높은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 훈련 시간까지 더하면 장기간 야외에서 노출되어 있는 야구라는 종목 특성상 한국의 기후 환경 자체가 이제 더는 시즌기에도 경기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올해는 4월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말 주간 경기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KBO리그 각 구단들과 구성원들이 적지 않았다. 거기다 더블헤더까지 치러진 가운데 누적된 선수단의 피로도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계속 가중되는 분위기다.
물론 이런 기후 환경이 7월 31일 졸전에 대한 변명이 되진 않는다. 해당 경기서 야구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30득점을 뽑는 환호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30실점을 하고선 야수가 나와 이닝을 마무리 하는 촌극을 지켜봐야 하기도 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야수가 등판하는 사례가 꽤 많다. 전략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KBO리그의 복수의 팀들이나 어제의 KIA는 ‘정말 믿고 낼 투수가 없어 보이기도’ 했다. 부족한 선수층에 철저한 마운드 분업화는 꿈도 못 꾼다.
보직 파괴는 물론, 파괴된 역할군에서도 경기를 파괴하는 투수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앞서 말한 그 강행군의 여파와 부족한 인프라 및 환경 등의 어려움을 고려하더라도 그 민낯은 부끄러운 측면이 있다. ABS(자동볼판정시스템) 도입 이후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좋은 투수가 많지 않다’는 해묵은 KBO리그의 고민과 닿아 있다.
7월 31일 109득점이란 역사적인 순간을 109실점으로 많은 이들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건 초라한 한국야구의 냉정한 현주소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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