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물 머금은 지반…서울 시내 도로 5000㎞ ‘땅꺼짐’ 사전 점검

김보미 기자 2024. 8. 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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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서 지름 1m, 깊이 3m가량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강남구 제공

집중호우가 잦았던 장마로 땅꺼짐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 시내 도로의 공동(空洞) 조사가 강화된다. 침수구간과 노후 상·하수도관 주변 등 5000㎞를 점검한다.

서울시는 우기 전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침하(땅꺼짐)의 원인이 되는 지하 동공 특별점검을 집중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지반침하는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6~8월에 자주 발생한다.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토사가 유실되고, 땅속 빈 공간(공동)으로 지반이 약해져 침하가 일어나는 탓이다.

2018년부터 연평균 시내 도로 250㎞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는데 지난해 500㎞로 규모를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10배 늘린 5000㎞를 목표로 한다.

지반침하·공동복구·공사 이력 등을 분석해 작성한 ‘지반침하 위험지도’를 바탕으로 집중호우에 침수됐던 구간과 노후 상·하수관 주변, 지하철역과 침하 이력이 있는 지역 등을 위험 등급에 따라 반복적으로 조사하면서 관리한다.

전체 도로 6863㎞ 가운데 지반침하 우려 구간인 1850㎞(27%)를 선정해 위험 등급에 따라 2~4회씩 조사하는데 올해 1~7월 2953㎞ 구간에서 286개의 공동을 찾아내 복구했다. 시내 도로 1㎞당 0.1개의 땅꺼짐 위험요소가 발견된 셈이다.

실제 지반침하는 지난해(14건) 같은 기간보다 57% 감소한 6건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침하 우려 구간을 반복조사해 사전에 공동을 발견하고 조치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분석된다”며 “전담 인력과 장비도 지난해보다 약 2배 확충해 전문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공동 탐사를 전담 전문인력을 기존 3명에서 6명으로, 차량형 GPR(지표투과레이더)은 3대에서 5대로 늘릴 예정이다.

서울 시내 한 도로에서 GPR(지표투과레이더) 탑재 탐사차량이 지하 동공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또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도로에 대해서도 연간 1852㎞를 목표로 특별점검이 추진된다. 집중관리 대상 총 617.2㎞(468곳)에 대해서는 연 3회 반복 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굴착에 따른 땅꺼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3월부터 우기 시작 전인 6월까지 서울 시내 지하 10m 이상 굴착공사장 221곳의 현장은 전수조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공동 25개가 발견돼 조치를 완료한 상태다. 지하안전평가 조건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지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항 등 238건도 적발했다.

굴착공사장 주변 침하는 다른 지하 시설물보다 크기가 4.3배 정도 커 인명피해 발생률은 5.8배 높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긴 장마로 물을 머금은 지반이 약해지면서 도로가 가라앉는 땅꺼짐과 도로포장이 파손돼 구멍이 생기는 도로파임의 발생 우려가 커진 만큼 예방과 신속한 복구에 매진하겠다”면서 “공동이 발견됐거나 주변 노면 상태가 불량한 굴착공사장은 반복 조사하고 GPR을 활용한 집중점검으로 사고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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