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구원투수 될까’…침몰하는 보잉 새 CEO, 로버트 오트버그

정미하 기자 2024. 8. 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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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여객기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보잉이 항공기의 안전성과 품질 논란에 직면한 가운데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31일(현지 시각) 선임했다. 보잉이 몇 달간의 검토 끝에 선임한 새 CEO는 협력사 대표였던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64). 새 CEO는 8월 8일 자로 취임한다. 오트버그가 두 건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34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지난 5월 운항 중 항공기 비상구 덮개가 이탈한 것은 물론 2분기 손실만 14억 달러(약 1조9149억2000만 원)에 달한 보잉의 옛 명성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브 칼훈 현 CEO의 바통을 넘겨받을 오트버그는 항공전자 시스템·객실 정비 제조사인 록웰콜린스(현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CEO 출신이다. 오트버그는 성명을 통해 “상징적인 회사에 합류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보잉은 산업의 리더이자 개척자로서 엄청난 역사가 있다. 17만 명이 넘는 보잉의 직원과 협력해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통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했다.

보잉의 새 CEO로 선임된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64). 항공전자 시스템·객실 정비 제조사인 록웰콜린스(현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 CEO 출신이다. / CNBC 유튜브 갈무리

오트버그는 아이오와주 듀뷰크 출신으로 아이오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에서 엔지니어로 항공 산업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7년 록웰콜린스에 프로그램 관리자로 입사했고, 2013년부터 록웰콜린스 CEO로 일했다. 록웰콜린스가 2018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인수된 뒤 3년 후인 2021년에 은퇴했다. 록웰콜린스의 현재 이름은 콜린 에어로스페이스다. 과거 보잉은 록웰콜린스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트버그는 노조 지도자와 업계에서 록웰콜린스의 문화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로 군사 및 상업 부문을 운영하며 항공사와 국방부와의 관계를 강화했다”며 “오트버그는 은퇴할 당시 항공우주 산업에서 가장 유명한 임원 중 한 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몰렌코프 보잉 회장은 성명을 통해 “오트버그는 항공우주 산업에서 존경받는 경험 많은 리더”라며 “오트버그는 강력한 팀을 구축하고 복잡한 엔지니어링 및 제조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고 했다. 심지어 737 맥스 추락 사고 희생자 가족의 변호사인 로버트 클리포드 역시 “오트버그는 업계 내부자이지만 보잉 외부에서 왔고 업계에서 좋은 평판을 얻은 사람”이라며 “어쩌면 보잉의 위상을 추락 사고로 346명의 희생자를 내기 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오트버그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품질 문제는 물론 생산 둔화, 노조와의 협상, 폭락하는 주가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보잉의 손실은 엄청나다. 보잉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와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두 건의 ‘737 맥스’ 추락 사고로 총 346명이 사망한 것이 설계 결함의 결과라고 인정한 상태다. 추락 사고로 규제 기관은 737 맥스 운항을 중단시켰다.

추락 사고를 빚은 설계를 수정하는 데 걸린 시간으로 인해 보잉은 2020년 이후 250억 달러(약 34조195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이에 현재 생산 수준에서는 수익을 낼 수 없어 보잉의 손실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다 주가도 하락세다. 보잉은 지난 7월, 두 건의 추락 사고와 관련한 형사 재판에서 직원들이 항공 안전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보잉은 형사 재판에서 벌금 2억4360만 달러(약 3331억9608만 원)를 내기로 했고 안전 및 규정 준수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해 4억5500만 달러(약 6223억4900만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이를 수락할지는 판사가 향후 결정할 예정이다. 보잉은 2021년에도 법무부와 2억4360만 달러(약 3331억9608만 원)의 벌금을 포함해 25억 달러(약 3조4195억 원)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처럼 보잉이 잇달아 사고에 휘말리면서 주가는 올해만 20% 이상 떨어졌다.

보잉의 우주 산업도 문제다. 보잉은 올해 2분기 방위, 우주 및 보안 부문에서 9억1300만 달러(약 1조2489억8400만 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1년 전(5억2700만 달러)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보잉이 만든 유인 우주선인 ‘스타라이너’는 25년 만에 첫 유인 비행을 했지만 국제 우주 정거장에 도킹한 후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두 명의 우주인이 국제 우주 정거장에 갇혔고 아직 귀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

포천은 “보잉의 반복되는 실수는 보잉의 문화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줬다”며 “오트버그는 보잉을 기본으로 되돌리는 데 주력해야 하며, 모든 직원이 자신이 하는 일과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보잉은 한때 727, 747, 767과 같은 비행기 모델로 항공우주 공학의 최첨단에 있었다. 하지만 787을 발표한 2008년 이후 신제품을 선보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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