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사고, 차량 결함없다”…운전자 ‘조작 미숙’ 결론

운전자 신발 바닥 문양, 액셀과 일치 확인
블랙박스·CCTV 등 증거 종합 분석해 결론

(시사저널=김경수 기자)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 ⓒ연합뉴스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이 사고 원인을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결론냈다.  가해 운전자는 줄곧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을 주장했지만, 운전 미숙이 원인이라는 게 경찰의 최종 판단이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1일 오전 시청역 사고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의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나 피의자 주장과 달리 운전 조작 미숙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류 서장은 "국과수 감정 결과 가속장치·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기록장치(EDR)도 정상적으로 기록되고 있었다"면서 "EDR 분석에 따르면 제동 페달(브레이크)은 사고 발생 5.0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0.0초)까지 작동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폐쇄회로(CC)TV 12대 영상, 목격 차량 블랙박스 4개의 영상에서도 충돌 직후 가해 운전자인 차아무개(68)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액셀)을 밟았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 차아무개씨 ⓒ연합뉴스

류 서장은 "액셀의 변위량은 최대 99%에서 0%까지다. 피의자가 액셀을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기록됐다"며 "사고 당시 피의자가 신었던 오른쪽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정형 문양이 액셀과 상호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업무상 과실치사상)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차씨는 지난달 1일 오후 9시27분께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가속해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차씨 부부 등을 포함 7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