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유지서약 제외 대상?' 클린스만 전 감독 "난 잘했는데 손흥민-이강인 싸워서 기강 깨져"

권수연 기자 2024. 8. 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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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지난 2월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경질당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이 다시 한번 아시안컵 당시의 일을 들춰냈다. 

지난 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이적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클린스만 전 감독과 나눈 인터뷰 3부 중 2부를 공개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 인터뷰를 통해 독일 무대를 떠나 한국 대표팀을 맡게 된 과정과, 한국 대표팀에서의 활약, 경질되기까지의 과정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전을 패한 후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다. 당초 지난 해 2월 선임 당시부터 클린스만 전 감독은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었다. 선임도 선임이었으나 이후 보여준 나태한 업무 태도는 여론 악화에 더 큰 부채질을 일으켰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트랜스퍼마크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우린 한국에 몇 년만에 커다란 성과를 안겨줬다. 우린 경이로운 업적을 이뤘는데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르기 전까지 13경기 무패를 달렸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전 감독은 또 한번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이야기를 꺼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경기 전날 선수 두 명(손흥민, 이강인)이 서로 달려들어 폭력을 휘두르고 팀 기강이 무너졌다"며 "우리는 그 때문에 요르단에게 졌다. 코칭스태프가 이때문에 비난받았지만 우린 그 두 명의 싸움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클린스만 전 감독은 "1년간 한국 대표팀을 맡아 성과를 냈는데도 결과가 유감스러웠다"며 자찬하는 듯한 태도를 비췄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이상한 선임 과정보다 대표팀을 이끄는 과정에서 더 큰 잡음을 만들어냈다. 재임 기간 중 국내 거주조건이 분명 있음에도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자택으로 건너가 재택근무를 강행하는가 하면,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 파악 등을 명목으로 유럽 리그 관전을 위해 수시로 출국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그 밖에도 매 경기 선수 개인의 기량에 기대며 뚜렷한 전술이 없는 모습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아시안컵에서는 조2위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해 난전을 치렀고, 4강에서는 기어이 요르단을 상대로 탈락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으로 그려진 대표팀 내분 사건이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당시 단독보도를 통해 요르단전이 열리기 하루 전 이강인을 포함한 젊은 선수와 손흥민을 포함한 고참 선수들과의 마찰이 있음을 알렸다. 심지어 이 갈등을 대한축구협회 측이 빠르게 인정하며 사건은 더욱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대표팀 훈련에 앞서 입장문을 밝히고 있는 이강인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이후 이강인이 손흥민과 화해한 후 대대적으로 공개 사과를 하고 축구협회는 조용히 넘어가는 것으로 사건을 덮었다. 

하지만 지난 7월에는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의 폭로로 축구협회 내부 행정이 턱없이 부실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시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여기에 홍명보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서류 제출 절차나 제대로 된 면접 과정 하나 없이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앉으며 특혜 논란까지 불어닥쳤다. 

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박 전 위원에게 '비밀유지서약'을 어겼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법적 대응까지 고려했지만 거센 여론의 질타에 결국 무효화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손흥민을 포옹한다

하지만 이미 위약금 100억 원 가량을 쥐고 쫓겨난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는 '비밀유지서약'의 족쇄 따위는 없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경질 당한 후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과 2월 독일 '슈피겔', 4월 오스트리아 '세르버스 TV'에 출연해 한국 대표팀의 갈등을 흡사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대비한다. 

 

사진= 연합뉴스, MHN스포츠 DB, 캡틴 파추호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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