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로 돈 벌었다고요? 판매원 82.6% 수당 '제로' [질문+]

홍승주 기자 2024. 8. 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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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다단계로 돈 벌 수 있을까
수당 지급받은 판매원 17.4%
10명 중 8명 수당 받지 못해
수당 받은 판매원 중 80%
수당금액 연평균 50만원 미만
후원수당을 한 번이라도 지급받은 다단계 판매원은 17.4%에 불과했다.[사진=연합뉴스]

다단계로 정말 돈을 벌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3년도 다단계 판매 업자 주요 정보 공개'에 따르면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판매 실적에 따른 후원수당을 한번이라도 지급받은 다단계 판매원의 수는 125만여명으로, 전체 판매원(720만명) 중 17.4%에 불과했다. 10명 중 8명은 후원수당을 전혀 지급받지 못한 셈이다.

올해만이 아니다. 최근 5년 간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의 비중은 20%를 넘지 못했다. 2022년은 등록 판매원 705만명 중 19.4%인 137만명, 2021년에는 등록 판매원 730만명 중 19.0%인 139만명만 후원수당을 받았다. [※참고: 후원수당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수당과 같은 용어다. 다단계 판매원들은 법적으로 회사의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후원수당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후원수당의 액수를 따져보면, '다단계'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후원수당 상위 1~6%는 734만5000원(이하 연평균)을 받아간 반면, 상위 6~30%는 81만원, 나머지 70%의 판매원은 8만원을 수령했다.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125만명 중 82.0%(102만명)의 수당금액은 50만원에도 못 미쳤다.

다단계 판매원별로 수입 격차가 이렇게 큰 이유는 뭘까. 판매원은 자신의 거래실적, 다른 판매원의 거래실적, 조직관리 실적, 기타 판매활동 장려 등에 따라 후원수당을 받는다. 상위 판매원들은 앞서 언급한 4가지 명목의 후원수당을 모두 받는데 비해, 하위 판매원들은 자신의 거래실적에 따른 후원수당만을 받을 수 있어 수령금액이 적거나 아예 없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주목할 점은 다단계 업체 역시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식품, 화장품, 통신상품, 생활용품, 의료기기 등을 주로 취급하는 다단계 매출액 총 합계는 4조9606억원으로, 전년(5조4166억원) 대비 8.4% 감소했다. 한국암웨이ㆍ애터미 등 상위 10개사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양극화도 심하다. "다단계로 돈 벌겠다"는 꿈이 한낱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공정위 관계자는 "후원수당을 많이 받을 욕심으로 자신의 경제적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거래하는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단계 판매원은 활동에 앞서 해당업체가 방문판매법상 등록된 업체인지, 후원수당 지급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승주 더스쿠프 기자
hongsa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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