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으로 읊는 신석정 詩 '대바람소리'…2024 국악관현악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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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느긋한 현악기 소리에 관악기 소리가 더해지면서 풍성한 연주가 완성된다.
곧바로 서정적인 대금 독주가 이어지자 객석은 숨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2024 국악관현악축제'는 모처럼 국악의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
본래 대금 독주곡이었지만, 이상규가 2006년 가야금, 장구 반주와 함께 연주하도록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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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은은하고 느긋한 현악기 소리에 관악기 소리가 더해지면서 풍성한 연주가 완성된다. 곧바로 서정적인 대금 독주가 이어지자 객석은 숨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 관객들은 대금의 한 음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연주에 집중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2024 국악관현악축제'는 모처럼 국악의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
무엇보다 대금 명인인 김정승 서울대 음대 교수의 '대바람소리' 독주가 인상적이었다. 가냘프면서도 우아한 대금 소리가 700여석 규모의 예악당을 가득 채웠다.
김 교수가 연주한 '대바람소리'는 국악 작곡가 이상규가 민족시인 신석정의 동명 시에 영감을 받아 1978년 작곡한 곡이다. 발표된 해에 대통령상을 받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본래 대금 독주곡이었지만, 이상규가 2006년 가야금, 장구 반주와 함께 연주하도록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했다.
김 교수는 스승인 이상규가 표현하고자 했던 신석정 시의 풍경을 완벽하게 풀어냈다. 대금 특유의 청명한 음색으로 서걱거리는 눈 밟는 소리와 국화 향기, 병풍 냄새, 멀리서 들리는 은은한 거문고의 소리를 모사해냈다.
원영석 이화여대 음대 교수가 지휘한 한음아카데미오케스트라의 합주가 김 교수의 대금 연주를 멋들어지게 뒷받침한 무대였다.
대미를 장식한 이준호 작곡의 '축제'는 곡명처럼 공연장을 신명 나는 축제의 자리로 만들었다.
'축제'는 국악 실내악 앙상블 '슬기둥'의 대표 기악곡인 '신푸리'를 국악 관현악으로 재구성한 곡이다. 1997년 초연 이후 국악관현악의 대표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다.
굿거리, 동살풀이, 휘모리 등 전통 장단에 해금과 피리가 경쾌하게 연주되면서 1악장이 시작됐다. 이어 조용한 분위기의 2악장이 시끌벅적한 흥과 신명뿐 아니라 성찰과 아련함이라는 내적인 정서가 포함된 곡의 특성을 살렸다.
클라이맥스인 3악장은 축제 현장을 옮겨놓은 듯 신명 났다. 지휘자가 박수를 유도하자 관객들이 4분의 2박자에 맞춰 연주에 가세하면서 예악당은 무대와 객석이 구분되지 않는 화합의 장으로 변했다.
두 곡 외에도 장은영 작곡의 '오즈의 맙소사'와 조다은의 '위 캔 플라이'(We can fly), 정동희의 가야금 협주곡 '연어', 최지혜의 '감정의 집', 김대성의 '금잔디', 김성국의 '춤추는 바다' 등 6곡이 국악관현악의 생동감 넘치고 아름다운 매력을 선사했다.
2004년 창설된 '국악관현악축제'는 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을 통해 국악의 매력을 알리는 음악 축제로, 2019년부터는 신진 연주자로 구성된 한음아카데미오케스트라를 조직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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