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대화 분석해 치매 고위험군 찾는다

ETRI, 스마트기기 기반 모니터링 앱 개발 완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노년층의 음성 발화를 분석해 치매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ETRI

국내 연구진이 노년층의 음성 발화(發話)를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복합지능연구실은 일상생활의 대화에서 입력되는 노년층의 음성 발화를 분석해 경도인지장애,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기능 저하를 평가하고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음성 발화는 기억, 의도, 주의집중과 같은 인지기능과 언어 생성 기능, 호흡, 조음, 발성을 포함한 구어 운동 기능이 순차적으로 작용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발화 분석을 통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인지, 언어, 운동 능력의 저하를 조기에 판단하고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기존의 음성, 텍스트 분석 기술에 세계 최초로 대형 언어 모델(LLM)을 결합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과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주최한 ‘자발적 발화를 통한 알츠하이머 치매 인식(ADReSSo) 챌린지’의 데이터셋에서 기존에 발표된 정확도 85.4%를 뛰어넘는 87.3%를 달성했다. 이 성과는 올해 2월 ETRI 저널에 게재됐으며, 미국과 독일 업체로부터 상용화 문의를 받았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시각언어모델(VLM) 기술을 적용해 ADReSSo 챌린지에서 최고 성능을 갱신했다. 시각언어모델은 AI에 시각 기술을 더한 형태로, 사진과 영상을 학습하고 질의응답 하는 AI다. 연구 결과는 현재 최우수 SCI 학술지에 제출한 상태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일상생활 대화를 분석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예측하는 태블릿 기반의 앱을 개발했다. 노년층 중에서도 특히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고위험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정확한 발음, 사투리 발화로 분석에 어려움이 있지만 축적된 음성과 여러 정보를 함께 활용하는 ‘멀티모달 AI’ 기술로 이를 극복했다. 앞으로 한국전기연구원과 연계해 노인복지센터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강병옥 ETRI 복합지능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기존 보건소에 직접 방문해 선별검사를 받는 방식에 비해, 스마트기기를 통한 대화 기반의 검사 방식은 지속적, 주기적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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