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해설위원 데뷔한 개그맨 김민경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느낀 이유 모를 설렘과 두근거림, 해설로 공감 드리려 했다”[스경X인터뷰]
2024 파리올림픽에서 가장 선풍적인 인기를 끈 종목은 단연 사격이다. 31일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땄다.
한국 선수들끼리 메달색을 두고 겨뤘던 여자 공기권총 10m는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 28일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오예진과 김예지가 결선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오예진이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예지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37위 오예진의 깜짝 금메달도 화제였지만 김예지의 과거 세계신기록 영상이 SNS를 통해 전 세계적 주목을 받으며 전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까지 나서 언급할 정도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특별 해설위원’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개그맨 김민경은 KBS 해설위원으로 사격 중계에 참가했다.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단체 결선과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 중계를 맡았다. 특히 여자 공기권총 10m 결승전은 시청률 6.4%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김민경은 실용사격 국가대표 출신이다. 2021년 웹 예능에서 사격을 처음 접하고 1년만에 국제실용사격연맹 핸드건 월드 슛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 인연으로 이번 대회 해설을 제안받았고 영광의 순간을 함께 했다.
김민경은 경향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오예진과 김예지 두 선수가 결선에 올라 뭔지 모를 설렘과 두근거림이 있었다”며 “‘이게 무슨 감정일까’라며 스튜디오에 들어갔는데 두 선수가 모두 잘해줬다”고 돌이켜봤다.
설렘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김예지가 10.5점을 쏘며 인도의 마누 바케르를 제치는 순간, 그리고 오예진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을 보며 벅차 올랐다. 김민경은 “기쁨도 기쁨이었지만 그동안 선수들이 준비하면서 얼마나 힘들고 부담감을 가졌을까라는 생각이 떠오르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올림픽 종목 사격과 실용 사격은 경기 방식이 다르지만 사격의 긴장감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 김민경은 “사격에 필요한 집중력과 담대함은 비슷한 것 같다”며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경기에 나갔을 때가 생각나고 그 때의 감정이 떠올랐다. 선수들의 입장과 시청자들의 입장 모두 공감할 수 있어서 해설하는 동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고 했다.
처음 해설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에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김민경은 “실용 사격과는 다른 형식이었고 부담도 컸다. 그래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준비를 했다”라며 “중계를 할 때 캐스터와 전문 해설가가 있으니 나에게 바라는건 공감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진실되게 솔직한 나의 감정 표현을 한 게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이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해설 위원으로서 활약은 짧게 끝났지만 사격을 향한 사랑은 여전하다. 그는 사격의 매력에 대해 “뭔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표적판 중앙에 맞췃을 때 희열감과 짜릿함이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도전을 서슴지 않은 김민경에게 올림픽 중계 역시 새로운 도전 중 하나였다. 그는 “요즘 길을 가면 사격 해설 잘 봤다는 분들이 많다. 좋았다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큰 용기와 감사함을 느낀다”며 “이번에 한 해설도 나에게는 또다른 도전이었다. 언제나 도전은 두려움과 설렘을 준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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