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근무… 뜨거운 안녕" 광주시, 당직 제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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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당직실 앞 복도.
공식 기록으로만 운영된 지 38년에 이른 광주시 당직 근무의 마지막을 기념하고자 시청 직원들이 모여들었다.
당직실 안에서는 아직 근무가 끝나지 않은 직원들이 마지막 서류 작업에 분주했다.
오전 8시20분 당직실 운영 종료 기념 행사 직전 도착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당직 근무를 선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면 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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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일부로 재난안전상황실과 통합 운영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당직 근무, 이젠 안녕~"
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당직실 앞 복도. 공식 기록으로만 운영된 지 38년에 이른 광주시 당직 근무의 마지막을 기념하고자 시청 직원들이 모여들었다.
직원들은 내심 뿌듯하거나 후련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회색 당직실 현판을 바라봤다. '실감이 안난다' 등 이야기를 주고받는가 하면 당직 근무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당직실 안에서는 아직 근무가 끝나지 않은 직원들이 마지막 서류 작업에 분주했다. 전날 신고된 포트홀 민원 내용을 정리하고 보고할 내용을 추렸다.
오전 8시20분 당직실 운영 종료 기념 행사 직전 도착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당직 근무를 선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면 보고를 받았다. 전날 총 8건 민원이 접수돼 전담 부서에 공유됐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강 시장은 보고를 마친 직원들에게 당직 수당 6만원이 든 노란색 봉투를 건넸다. 노란색 봉투는 1970~80년대 공무원들의 월급이 전달될 때 쓰였던 것을 재현했다. '익숙함과의 이별, 구태와의 결별' 의미도 담겼다.
직원들 사이 '미운정 고운정'이 든 광주시의 당직실 운영 공식 기록은 직할시 승격 당시인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행정과 당직 근무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운영 시작은 이보다 훨씬 앞섰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민선 7기까지 평일 5명·주말 6명 직원을 투입해오던 당직 근무는 민선 8기에 접어들면서 3명으로 축소됐다. 이마저도 직원 편의와 업무 효율을 고려해 당직 근무 폐지가 결정됐다.
당직실은 1000여 명이 넘는 시청 직원들 사이 인적 교류의 장이자 일종의 사랑방 역할을 도맡기도 했다. 직원들은 당직 근무를 통해 모르고 지냈던 타 부서 직원들을 사귀고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렇듯 각별한 의미가 담긴 당직 근무의 마지막에 직원들은 저마다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날 마지막 당직을 선 주태현 주무관은 "아무것도 모르고 당직에 임했던 9년 전 9급 시절 당직 근무 첫 날이 생각난다. 정신없이 인수인계를 받고 일했던 기억들이 스친다"며 "수십 여 년 넘게 이어져 온 전통이 마지막을 맞는다는 게 한편으로는 아쉽다. 더 좋은 방향으로 당직 체계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다훈 주무관도 "전통의 대미를 장식해 영광스럽고 다른 직원들과 또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섭섭해했다.
강 시장은 "앞으로 당직 근무는 전담 부서 방식인 재난안전상황실 운영으로 이어진다. 직원들이 당직과 안녕을 고하고 싶다는 마음을 확인하고 오늘에 이른 것"이라며 "언제 시작됐는지도 모르는 당직과의 안녕은 직원들과의 뜨거운 안녕이기도 하다. 모두들 고생이 많았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광주시는 이날부터 당직 근무를 재난안전상황실로 통합 운영한다. 재난안전실 인력을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늘린 뒤 3인 1조·24시간 근무·이틀 휴식 방식으로 개편한다. 개편된 재난안전실은 당직 민원과 재난대응 업무를 병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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