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vs 적자전환'…게임사 실적 희비

한수연 2024. 8. 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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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크래프톤·넥슨…넷마블도 '레벨업'
'하향세' 엔씨…카겜도 영업익 반토막 전망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작이 대박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대하는 곳이 있는 반면, 매출 급락으로 10여년 만에 첫 영업적자가 유력한 게임사도 있다. 

'배그' 크래프톤과 '던파' 넥슨, 강자 경쟁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집계한 게임사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에 따르면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1.97% 증가한 5495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48.89% 늘어난 1957억원으로 점쳐진다.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배그)' 지식재산권(IP) 기반의 PC·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이어가며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배그 모바일 인도(BGMI)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눈에 띈다. BGMI은 지난 5월 서비스 재개 이후 누적 매출 1억달러(약 1300억원), 누적 게이머 1억8000만명을 돌파했다. 

2분기 진행한 외부 대형 IP와의 콜라보레이션 등도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와 협업한 아이템을 내놓았다. 

넥슨은 현재 업계에서 실적이 가장 기대되는 회사다. 지난 5월 중국 시장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이 초반 흥행에 큰 성공을 거뒀다. 던파 모바일은 출시 한달 동안에만 2억7000만달러(약 375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세계 모바일 게임업체 가운데 매출 1위다. 시장에서는 이 인기가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넥슨의 올해 연매출이 4조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2분기 매출은 최대 1047억엔(약 9473억원), 영업이익은 277억엔(2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944억엔)·영업이익(276억엔)에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만 추정했다. 그러나 던파 모바일 효과를 감안하면 이를 뛰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깜짝 흑자'를 낸 넷마블도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68% 늘어난 7703억원, 영업이익은 683억원 흑자전환이 컨센서스다. 

2분기 들어 연달아 선보인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어라이즈', '레이븐2'가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혼랩은 출시 초기 국내 매출 순위 1위, 미국과 유럽 10위 내에 들며 흥행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나혼렙은 2분기 일평균 30억원 이상 매출을 창출한 것 추정된다"며 "비용 효율화 또한 가시화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엔씨, 영업적자 전망…카겜도 흐림 

분위기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일부 대형 게임사들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엔씨소프트는 2012년 2분기 이후 12년 만에 첫 분기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은 3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4% 축소되고 14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할 것이라는 게 컨센서스다. 

작년 말 국내에 출시한 '쓰론 앤 리버티(TL)'와 지난달 27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선보인 '배틀크러쉬' 등이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영향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력 라인업인 모바일 '리니지' 3부작의 게이머 이탈 또한 매출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도 현재로선 영업이익이 반토막 날 것으로 점쳐진다. 상반기 기존 타이틀의 서비스 권역 확장 이외에 흥행한 신작이 없었던 탓이다. 지난 2월 출시한 '롬(ROM)' 또한 부진했다는 평가가 많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6% 줄어든 2503억원, 영업이익은 55.03% 급감한 11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들 게임사는 하반기 신작의 흥행 여부가 올해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달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호연'을 출시하고 오는 9월에는 글로벌 게임사 아마존게임즈와 TL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인 '스톰게이트'를 비롯해 '발할라 서바이벌' '가디스 오더' '패스 오브 엑자일2' '블랙아웃 프로토콜' 등 다수 신작으로 반전을 노린다. 

한수연 (papyru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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