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등판' KIA의 백기투항, '28안타 30득점' 역대 신기록 그제야 멈췄다…"역사 함께한 팬들 감사해"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멀리 광주까지 찾아와 역사를 함께해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KBO리그 43년 역사상 최고의 경기를 펼친 선수단과 관중석에서 힘을 실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4연패에 빠져 있다 선수 KIA 상대로 2연승을 달린 것도 값진데, 여러 신기록을 쓴 경기 내용까지 훌륭했으니 사령탑은 흐뭇할 만하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30-6으로 크게 이겼다. 팀 30득점은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삼성 라이온즈가 1997년 5월 4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기록한 27득점이었다. 두산은 7이닝 만에 30득점을 달성하는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다.
두산은 24점차로 승리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다 득점차 경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전 기록은 KIA가 2022년 7월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한 23점차(23-0 승리)였다.
28안타에 불은 붙인 건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이었다. 제러드는 6타수 5안타(2홈런) 2볼넷 1삼진 8타점 5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역대 외국인 선수 및 베어스 선수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 종전 기록은 SK 호세 페르난데스(2002년 9월 13일 인천 KIA전), NC 에릭 테임즈(2015년 5월 26일 마산 두산전)의 8타점이었다. 베어스 선수로는 최주환이 2015년 9월 26일 잠실 삼성전에서 8타점을 기록했다.
제러드 다음으로는 6번타자 강승호가 6타수 4안타(1홈런) 2볼넷 1삼진 6타점을 기록했다. 제러드가 아니었다면 수훈선수로 선정되고도 남을 기록이었다. 7번타자 김기연은 7타수 5안타 4타점, 9번타자 조수행은 6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덕분에 두산은 팀 28안타로 종전 구단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인 27안타(1996년 6월 13일 시민 삼성전)를 넘어섰다.
제러드가 1-2로 뒤진 3회초 역사의 서막을 알렸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우월 투런포를 터트리면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KIA 선발투수 김도현을 완전히 뒤흔든 강력한 한 방이었고, 제러드의 홈런에 탄력을 받은 두산 타선은 3회초에만 대거 7점을 뽑으면서 8-2로 크게 앞서기 시작했다. 두산은 4회초 1득점, 5회초 5득점을 기록하면서 KIA 투수들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제러드는 14-3으로 앞선 6회초 11득점 맹공격을 이끈 선봉장이기도 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유격수 땅볼 실책으로 출루한 가운데 제러드는 이준영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뺏으면서 16-3으로 거리를 벌렸다. 이후 김재환의 중월 투런포, 조수행의 1타점 적시타가 차례로 터지면서 19-3까지 도망간 가운데 2사 만루에서 타순이 한 바퀴 돌아 다시 제러드 타석이 됐다. 제러드는 투수 김현수 상대로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3타점 적시 2루타를 쳐 22-3까지 거리를 벌렸다. KIA는 김대유로 또 마운드를 바꿨으나 강승호의 밀어내기 볼넷, 김기연의 2타점 적시타로 25-3이 됐다.
제러드는 7회초 8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조수행과 김재호의 안타로 만든 1사 1, 2루 기회에서 제러드가 중견수 오른쪽 적시타를 날려 26-3이 됐다. 이때부터 두산의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 도전이 시작됐다. 1사 만루에서 김재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7득점해 삼성과 최다 기록 타이를 이뤘고, 강승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29-3으로 거리를 벌리면서 새 역사를 썼다. 계속된 1사 2, 3루 기회에서는 김기연이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리면서 30득점을 채웠다.
제러드는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우전 안타로 이날 팀의 28번째 안타를 장식하면서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주인공이 됐다.
결국 선두 KIA는 백기투항했다. 선발투수 김도현이 2⅓이닝 63구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6실점에 그친 가운데 김기훈(⅔이닝 3실점)-곽도규(1이닝)-최지민(1이닝 5실점)-이준영(0이닝 4실점 3자책점)-김현수(⅔이닝 7실점)-김대유(1⅓이닝 5실점)-장현식(1이닝)까지 불펜 7명을 투입하는 동안 30실점 굴욕을 당했는데도 1이닝을 더 막아야 했다. 결국 외야수 박정우가 9회 등판했다. 더는 승부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두산 벤치에 전달한 것.
두산 타자들은 그제야 멈췄다. 박정우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근처에만 와도 스윙하면서 이날 처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김재환이 2루수 땅볼, 강승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투수 권휘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끝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뒤 "KBO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 구단 역대 최다 안타 등 신기록들을 달성한 우리 선수들 모두 자랑스럽다. 연패를 끊은 뒤 화끈한 타격으로 연승을 달린 것이 남은 경기 자신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팀 두산' 선수들 모두가 수훈갑이다. 그중에서도 제러드를 특히 칭찬하고 싶다. 영입할 때 바랐던 게임 체인저의 모습을 톡톡히 보여줬다. 지금의 활약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총평했다.
두산 선발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는 타선의 믿을 수 없는 득점 지원 덕분에 이적 첫 승리를 신고했다. 5이닝 98구 6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시라카와도 자신의 몫을 해줬다. 두산에서 첫 승을 축하한다"며 "멀리 광주까지 찾아와 역사를 함께해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구단과 리그의 새 역사를 이끈 제러드는 "8회에 나가기 전에 8타점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믿을 수 없다' 이런 생각을 했다. 첫 번째 홈런은 선두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내가 타석에 들어섰는데 뒤에 코치님을 보니까 치라는 사인을 주더라. 아주 좋은 기회가 왔던 것 같고, 최대한 강한 스윙을 했는데 잘 맞아서 넘어갔던 것 같다. 2번째 홈런은 홈런존(KIA EV3 전기차 지급) 위로 넘어가서 조금 아쉽더라"고 답하며 웃었다.
구단의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이끈 것과 관련해서는 "기분은 좋지만, 내가 다 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야수) 9명이 전부 다 좋은 성적을 냈고, 오늘(지난달 31일) 투수들도 물론 다 잘 던졌다. 팀이 다 같이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첫 승을 챙긴 시라카와는 "야수들의 대량 득점 지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그동안 팀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오늘(지난달 31일)도 2회까지 좋지 않은 모습이 나왔는데 부담을 내려놓고 던지니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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