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서 작곡자 변신 도모한 베토벤… 열정으로 가득한 역작[이 남자의 클래식]

2024. 8. 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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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가 되던 1792년 베토벤은 태어나고 자란 독일 본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한다.

이젠 더 이상 자신을 담아낼 수 없는 너무 작은 그릇인 고향 본을 떠나 음악의 메카 빈에서 큰 나래를 펼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작곡가 이전에 비르투오소(명연주자) 피아니스트였던 베토벤은 이곳 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피아노 소나타 제4번'은 베토벤이 연주자에서 작곡가로 변신을 도모하던 시기인 1796년 혹은 1797년 지금의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에서 작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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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피아노 소나타 제4번, 작품7
“모든 역량 드러내야 할 나이”
30분에 달하는 소나타 완성

22세가 되던 1792년 베토벤은 태어나고 자란 독일 본을 떠나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한다. 이젠 더 이상 자신을 담아낼 수 없는 너무 작은 그릇인 고향 본을 떠나 음악의 메카 빈에서 큰 나래를 펼치기로 결심한 것이다.

베토벤이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했을 당시 빈은 피아노가 대유행이었다. 이런 현상은 신흥 부르주아들과 깊은 관계가 있는데, 새롭게 급부상한 세력인 부르주아들은 비록 자신들이 귀족들과는 나란히 어깨를 겨눌 수 없을지언정 보통의 평민들과는 구분되길 바랐다. 그 신분이 구분되는 지점으로 그들은 음악이라는 이름의 교양을 소유하고자 했고 그중에서도 소리도 아름다우며 다른 악기들에 비해 비교적 연주하기 쉬운 피아노를 선호했던 것이다. 게다가 당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피아노는 자신들의 살롱 한편에 놓아둠으로써 남다른 경제력을 과시하기에도 제격이었다.

이런 대유행으로 당시 빈에는 전문 연주자로서의 피아니스트가 300여 명이나 활동하고 있었고 피아노 교습생은 무려 6000여 명에 달할 정도였다. 작곡가 이전에 비르투오소(명연주자) 피아니스트였던 베토벤은 이곳 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무명의, 가난한 유학생에 불과했던 베토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당시 유행하던 피아노 배틀에 뛰어들었다. 당시 빈 상류층들의 사교장에서는 두 명의 피아니스트를 무대로 불러내어 번갈아 즉흥연주를 시키고 그에 대한 청중들의 반응으로 승자를 겨루는 1 대 1의 경연 방식인 피아노 배틀이 성행하고 있었다. 베토벤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겔리네크, 스타이벨트 등과 겨루어 압도적인 실력으로 모두 꺾어내며 차츰 자신의 명성을 쌓아갔다.

한편 베토벤은 자신의 피아노 연주실력뿐 아니라 음악가로서의 예술성을 증명하기 위해 작곡에도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세간의 큰 이목을 끌기 위해서라면 오페라나 교향곡 같은 대규모의 작품을 쓸 수도 있었겠지만 베토벤은 그러지 않았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피아노 작품의 작곡에 몰두했다.

생애에 걸쳐 베토벤의 작곡 방식은 이러했다. 어떤 선율이나 가락, 음악의 형식 같은 음악적 영감이 떠오르면 가장 먼저 피아노의 선율로 작곡했다. 그리고 점점 사이즈를 키워 피아노 소품으로 피아노 소나타로, 또 실내악곡으로, 협주곡으로, 교향곡으로 음악적 형식과 규모를 확장시켜 나갔다.

“나도 이제는 스물다섯 살이다. 한 인간으로서 가진 모든 역량을 드러내야 할 나이가 되었다.” 이 무렵부터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였던 베토벤의 음악적 본령은 서서히 피아노에서 작곡으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피아노 소나타 제4번’은 베토벤이 연주자에서 작곡가로 변신을 도모하던 시기인 1796년 혹은 1797년 지금의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에서 작곡되었다.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고자 하는 청년 베토벤의 열정이 가득한 작품으로 이전의 피아노 소나타들에 비해 곡의 규모 또한 한층 확장되었다. 전체 길이는 30분가량으로 베토벤이 전 생애에 걸쳐 작곡한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 ‘하머클라비어 소나타’ 다음으로 그 규모가 크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 4번

전체 4악장으로 1796년에서 1797년 사이 작곡되어 1797년 10월 빈의 아르타리아를 통해 출판되었으며 헝가리 출신 케글레비치슈 백작의 딸이자 베토벤의 제자였던 안나 루이제 바르바라 폰 케글레비치슈에게 헌정되었다. 8분의 6박자로 활기차게 시작하는 1악장에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통해 자신의 대위법 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으며 이어지는 악장들에서는 청년 베토벤의 다양한 악상들을 다채로운 색채미와 함께 풍부한 감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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