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의 시한폭탄’ 뇌졸중…온종합병원 “겨울보다 여름에 더 위험”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철 뇌경색 등 뇌졸중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여름철에도 이에 못지않다.
31일 부산 온종합병원에 따르면 올해 5~7월 3개월 동안 뇌출혈과 뇌경색 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수는 150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말까지 3개월간 같은 질병으로 입원한 79명에 비해 절반 정도 여름철이 더 많았다.
여름철에는 체온 상승으로 인해 체내 혈관이 팽창하고 이로 인해 혈류 속도가 느려지면서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엔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 쉬운데, 이는 혈액 점도를 증가시키고 혈전 형성 위험과 함께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또 실내 냉방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기온이 높은 바깥으로 나갈 때, 급격한 온도 차이로 인해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혈관이 수축함으로써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뉜다.
뇌경색(cerebral infarction)은 뇌의 혈관이 막혀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 목 부분에 있는 경동맥, 척추-기저동맥부터 뇌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지름의 동맥까지 어떤 혈관이든 막힐 수 있다. 혈관이 막히면 산소공급이 안 돼 뇌가 괴사하면서 지속적인 증상이 남는다.
혈전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는 위험 인자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음주 등이 있다. 뇌출혈(cerebral hemorrhage)은 협착된 뇌혈관이 터져 뇌 안에 출혈이 생기는 질환으로,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이며, 뇌동맥류, 뇌종양, 혈관 기형 등도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뇌경색의 증상은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감각이 저하되는 증상이 가장 흔하며, 언어장애·어지러움·두통·복시·시야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뇌경색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병하면 골든타임을 요하므로 뇌졸중은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위험 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식습관 등이 필요하다.
최재영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특히 당뇨나 고혈압 등 뇌졸중의 고위험요인인 기저질환자는 특히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나려면 미리 경동맥 CT 검사와 뇌혈관 CT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경동맥 CT검사는 목에 있는 경동맥을 CT(컴퓨터 단층촬영)로 촬영해 경동맥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경동맥의 협착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전에 뇌경색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배효진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신경과전문의)은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사망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며 통계청의 2021년 사망원인 통계를 봐도 뇌졸중을 포함한 뇌혈관 질환은 사망 원인 중 4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0년 기준으로 61만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70대가 가장 많고, 60대, 80대 이상, 50대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초 고령화 사회로 치닫는 우리나라로서는 뇌졸중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상욱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신경과전문의)은 “겨울철보다 혈관이 팽창하고 혈류속도가 느려지는 여름철에 뇌졸중 방지를 위해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뇌졸중 예방 대책으로는 체온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할 때는 체온이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므로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게 수분섭취에 유의하고,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채소와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식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도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김수희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과장(신경외과전문의)은 “뇌졸중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 인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뇌졸중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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