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심 속 숨겨진 오름 정복하기 두 번째 이야기
제주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름'인데요. 여기저기 야트막하게 봉긋 솟아있는 제주도 오름을 올라보지 않고 제주도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말과 소를 방목해서 키우는 천연 목장이면서 여름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반짝이는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풍경 중 하나가 오름입니다. 제주 어디를 가나 흔하게 눈에 띄고 나지막한 언덕을 보면 오르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기도 하지요. 봄·여름·가을·겨울 언제 가도 참 좋지만 여름에 찾아가는 오름은 곳곳에 녹색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건강한 신록의 기운이 넘쳐 나는데요. 청량한 숲속에는 새들의 맑은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요. 더위 때문에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는 오름으로 떠나야 할 이유로 충분하지 않나요? 오늘은 지난 칼럼에 이어서 제주 도심 속 숨겨진 오름 두 곳으로 가보겠습니다.
먼저 가볼 곳은 샘을 품은 오름인 '안세미오름'입니다. '명도암물'의 안쪽에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안세미오름'은 절물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목인 제주시 봉개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밧세미오름과 함께 형제 오름이기도 합니다. 해송, 상수리나무, 삼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과 대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오름 중 하나인데요. 빽빽이 들어선 숲길에서 산책하기에도 참 좋은 오름입니다.
안세미오름에는 두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등산로 코스는 성인 기준으로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요. 경사는 완만해서 초보자들도 쉽게 등산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내려갈 때는 밧세미오름과 명도암물 중 두 가지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둘레길 코스도 있습니다. 명도암물에서 안국사까지 425m의 길로 야자 매트, 목재 로프, 펜스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성인 기준으로 왕복 30분 정도면 누구나 손쉽게 탐방이 가능합니다. 속도감 있게 안세미오름을 탐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제주 여행을 하다 보면 이동 거리와 탐방 시간 때문에 오름에 가는 것이 여러 가지로 어려울 때가 있는데요. 안세미오름의 경우에는 시내에서 이동도 가깝고 둘러보는 것도 시간에 따라 코스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는 탁월한 오름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리고 시작하는 코스와 걷는 코스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몇 번을 다녀와도 다양한 자연을 만날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추천하는 오름 중 하나입니다.
오름 자체도 어렵지 않게 쉽게 오를 수 있고요. 중간중간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서 느긋하게 놀면서 쉬면서 오름을 오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힐링'을 위한 오름이 아닐까 싶은데요. 삼나무 숲길과 다양한 식물들이 독특한 풍경을 이루고 있어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둘러보고, 천천히 자연을 느끼며 걸어보길 추천합니다. 다만 안세미오름은 명도암 마을의 사유지로 특히 달래 자생지역이기 때문에 함부로 불법 채취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제주에는 안세미오름 이외에도 오름 중에는 사유지가 많습니다. 오름을 탐방하기 전 사유지에 대한 주의 사항이 오름 입구 근처에 있으면 반드시 확인하길 바랍니다. 오름 내 임산물 불법 채굴, 채취와 같은 불법 행위자에 대해 징역 또는 적지 않은 벌금이 부과되니, 자연을 위해서, 그리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안세미오름 정상에 다다르면 명도암 마을과 한라산, 주변 오름들의 모습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하늘이 훤히 보이는 만큼 일출 명소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공항에서 30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여유로이 놀며, 쉬며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안세미오름으로 출발해 보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오름은 제주의 노루와 함께 걷는 오름인 '거친오름'입니다. 산채가 크고 산세가 험해 거칠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거친오름'은 동쪽 봉우리와 서쪽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노루생태관찰원'에 입장하시면 그 안쪽에 있는 오름이다. 노루생태관찰원에 주차를 하고 안내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야 거친오름의 입구를 만날 수 있는데요.
거친오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경사가 조금 있는 편이지만 계단이 잘 조성되어 있고 산책로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좋습니다. 낙엽수, 해송, 상록활엽수가 섞인 울창한 자연림이 형성되어 있고 나무에는 이름표도 붙여져 있어 다양한 식생을 관찰하며 걸을 수 있고요. 걷다 보면 이정표를 만날 수 있는데 절물오름, 한라생태숲 숫모르 편백숲길과도 연결되어 있어 원하는 곳으로 걸으며 자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에 다양한 장소들과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하루는 거친오름을 중심으로 다양한 여행 코스를 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거친오름 정상에 오르면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다양한 오름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한라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오름이고요. 주변의 오름과 숲이 한 번에 보이며 제주 시내 전경도 조망할 수 있어서 제주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친오름의 또 하나의 매력은 오름 외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오름과 연결된 편백숲길도 걸어보고요. 노루생태관찰원의 전시관과 노루 먹이주기 체험도 즐겨보길 바랍니다. 자녀들을 동반했다면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으니까요. 제주의 자연과 노루를 맘껏 즐겨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제주 오름과 함께 시원하고 상쾌한 숲의 정기를 오롯이 누려보길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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