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간’ 도래했으나, 李 대권 앞은 첩첩산중
김성곤 이데일리 기자 2024. 8. 1. 09:01
[Pin Point] ‘윤 레임덕·여 자중지란·야 장악’ 연이은 ‘호재’지만…
민주당 전직 대표라는 직함을 떼고 또다시 차기 당대표가 확정적인 이 전 대표는 구도의 최대 수혜자다. 현직 윤 대통령은 물론 라이벌 차기 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민주당 대선 경선 라이벌이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우주의 모든 기운이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김진욱 정치평론가는 "22대 총선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전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라고도 할 정도로 반사이익을 누렸다"며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의 잡음에도 총선에서 대승할 수 있었던 것은 여권의 연이은 악재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의 최대 행운은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2대 총선 이후 20%대 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레임덕 초입 단계다. 현 정국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야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지난 대통령선거 맞수였다.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비호감 대선'이라는 혹평 속에서 24만7077표 차이로 석패했다. 이후 선택은 뜻밖이었다. 곧바로 정치무대에 복귀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원내에 진입한 뒤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쳐 거대 야당의 수좌에 앉았다.
다소 무리한 선택이었으나, 현 정부의 메가톤급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이 전 대표는 반사이익을 얻어 정치적 위상을 강화해 왔다. △이태원 참사 △새만금 잼버리 파행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직 연임'이라는 무리수가 가능한 것은 현 정부의 낮은 지지율과 실정 탓이다.
우여곡절 끝에 김기현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았으나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식물 상태가 됐다. 이후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거쳐 구원투수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전 대표를 영입했지만 결과는 모두 아는 대로다. '이재명 vs 한동훈'의 진검승부 구도에도 민주당은 사상 초유의 압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은 또다시 '황우여 비대위'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 전 대표의 맞상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유력하다는 평가 속에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한 전 위원장의 관계 악화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친윤 황태자로 출발했지만 총선 정국에서 사이가 멀어지더니 최근에는 비윤(非尹)·반윤(反尹)이 아니라 절윤(絶尹)이라는 극단적 표현마저 등장할 정도다.
지난 대선 경선 이후 최대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2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를 창당했으나 실패했다. 정치적 재기는 사실상 불투명하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한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물론 22대 총선에서 경이적 성과를 거둔 조국혁신당의 존재는 다소 부담스럽다. 호남에서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앞섰을 뿐만 아니라 최근 정당 지지율도 10% 안팎이다. 다만 조국 대표는 차별화보다는 연대와 협력을 한층 강조하고 있다. 친문 진영의 다크호스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복권 없는 사면 탓에 운신의 폭은 제한적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일컬어진 민주당 공천 과정은 크고 작은 잡음에도 성공적이었다. '총선 압승'이라는 성적표를 보자 비주류는 숨을 죽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홍영표 전 원내대표, 전해철 전 장관 같은 친문 핵심 인사는 물론 박용진, 조응천 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독자 세력을 확립했던 비주류도 전부 국회를 떠나게 됐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7월 2~4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전 대표는 1위를 기록했지만 선호도는 23%에 그쳤다.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1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오세훈 서울시장 각각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 등의 순이었다. 실제 2022년 6월 이후 분기별로 실시된 한국갤럽의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2022년 9월 27%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후로는 지지율이 2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22대 총선 압승 직후인 4월 3주차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24%에 불과했다.
여야 유력 잠룡 10여 명이 경쟁하는 다자 구도에서는 35% 이상 또는 40%대에 안착하면 확실한 대세론을 누린다고 평가한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의 차기 주자 적합도는 20%대 중반 수준이다. 이는 역대 대선 경쟁에서 대세론을 누린 주자들과 비교해도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노무현 정부 시절 고건 전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정부 시절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35% 안팎의 압도적인 대세론을 누린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김진욱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 "다자 구도는 착시다. 결국 마지막은 여야 간 일대일 싸움"이라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대항마를 꼽기도 힘든 상황이다. 조국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모두 핸디캡이 있고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등도 이 전 대표와 지지율 갭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지지층은 조 대표에게 64%, 이 전 대표에게 58%가 호감을 표시했다. 야권 핵심 지지층인 40대(조국 46%·이재명 43%)와 50대(조국 50%·이재명 43%)와 외연 확장의 대상인 중도층(조국 33%·이재명 31%)에서도 조 대표가 우위였다.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하지만 이 전 대표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했다면 이제 남은 건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전 대표가 레임덕 수준의 여권 상황에도 더욱 확실한 대세론을 누리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여론 지형을 보면 중도층이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지만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서도 여전히 유보적이거나 비판적"이라면서 "기존 지지층과 '개딸'로만 대선으로 갈 수 없다. 중도의 관점에서 보면 이재명 전 대표의 앞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라고 평가했다.
● 민주당 全大는 ‘여의도 대통령’ 이재명 대관식
● 사당화 논란 속 경기도·혁신당 非明 망명지 부상
● 권력 쥐었지만 호감도는 ‘글쎄’
● 거대 제1야당 좌우해도 차기 대세론 2% 부족
‘이재명의 민주당'이 마침표를 찍었다. 22대 총선 압승 이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는 거칠 게 없다.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민주당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오는 8월 18일 민주당 전당대회는 '여의도 대통령'인 이재명 전 대표의 화려한 대관식이다. 예측불허의 전당대회가 주는 긴장감은 아예 없다. 영화 개봉 전 모두가 결말을 알고 있는 스포일러 상태다. 이 전 대표의 연임은 기정사실이다. 지도부인 최고위원도 친명 일색이다. 이 전 대표를 견제할 당 안팎의 세력은 사실상 실종 상태다. 친문 비명계가 경기도나 조국혁신당을 정치적 망명지로 선택했다는 우스개마저 나올 정도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 전 대표가 차기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일 뿐이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압도적'이다. 과거 '3김 정치' 시절 제왕적 총재 수준을 뛰어넘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일극 체제'다. 모든 현안과 이슈는 이 전 대표의 뜻대로 움직인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막강 파워가 반사이익이 크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구도의 힘이다. 탄핵 위협에 시달리는 윤석열 대통령, 봉숭아학당 수준의 최약체 집권 여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탈당에 따른 차기 라이벌 부재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이다. 그래도 차기 대권까지는 아직 2% 부족하다. 대통령 지지율 회복, 국민의힘 환골탈태,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에 따라 상황은 뒤집힐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이 희박한 가정이다. 다만 현재의 가정은 언제든지 미래의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압도적'이다. 과거 '3김 정치' 시절 제왕적 총재 수준을 뛰어넘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일극 체제'다. 모든 현안과 이슈는 이 전 대표의 뜻대로 움직인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막강 파워가 반사이익이 크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구도의 힘이다. 탄핵 위협에 시달리는 윤석열 대통령, 봉숭아학당 수준의 최약체 집권 여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탈당에 따른 차기 라이벌 부재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이다. 그래도 차기 대권까지는 아직 2% 부족하다. 대통령 지지율 회복, 국민의힘 환골탈태,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에 따라 상황은 뒤집힐 수 있다. 물론 가능성이 희박한 가정이다. 다만 현재의 가정은 언제든지 미래의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失政으로 李 장악력 점차 커져
민주주의 정치는 곧 선거다. 유권자들의 집단지성은 선거로 발현된다. 선거의 3요소는 구도, 인물, 바람이다. 핵심은 구도다. 물론 인물의 매력과 민심의 바람이 때로는 구도를 뛰어넘기도 한다. 2002년 대선 당시 노풍(盧風)으로 불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적에 가까운 역전승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는 한국 정치사에서 대단히 예외적 경우다. 누가 뭐래도 근간은 구도다.
민주당 전직 대표라는 직함을 떼고 또다시 차기 당대표가 확정적인 이 전 대표는 구도의 최대 수혜자다. 현직 윤 대통령은 물론 라이벌 차기 주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민주당 대선 경선 라이벌이었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우주의 모든 기운이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김진욱 정치평론가는 "22대 총선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전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라고도 할 정도로 반사이익을 누렸다"며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의 잡음에도 총선에서 대승할 수 있었던 것은 여권의 연이은 악재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의 최대 행운은 인기 없는 현직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2대 총선 이후 20%대 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레임덕 초입 단계다. 현 정국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야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지난 대통령선거 맞수였다.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비호감 대선'이라는 혹평 속에서 24만7077표 차이로 석패했다. 이후 선택은 뜻밖이었다. 곧바로 정치무대에 복귀했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원내에 진입한 뒤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쳐 거대 야당의 수좌에 앉았다.
다소 무리한 선택이었으나, 현 정부의 메가톤급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이 전 대표는 반사이익을 얻어 정치적 위상을 강화해 왔다. △이태원 참사 △새만금 잼버리 파행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직 연임'이라는 무리수가 가능한 것은 현 정부의 낮은 지지율과 실정 탓이다.
野 장악하는 동안 與 수시로 흔들려
이 전 대표가 야당을 장악하는 동안 여당은 수시로 흔들렸다. 현 정부 초반 국민의힘은 야당과의 전투보다는 내부 권력 다툼에 골몰했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준석 전 대표는 '윤핵관'과의 갈등으로 축출당했다. 이후 주호영·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전당대회가 열렸지만 잡음이 속출했다. 유력 당권 주자였던 유승민·나경원·안철수 빅3의 도전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기현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았으나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식물 상태가 됐다. 이후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거쳐 구원투수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동훈 전 대표를 영입했지만 결과는 모두 아는 대로다. '이재명 vs 한동훈'의 진검승부 구도에도 민주당은 사상 초유의 압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은 또다시 '황우여 비대위'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 전 대표의 맞상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유력하다는 평가 속에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한 전 위원장의 관계 악화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은 친윤 황태자로 출발했지만 총선 정국에서 사이가 멀어지더니 최근에는 비윤(非尹)·반윤(反尹)이 아니라 절윤(絶尹)이라는 극단적 표현마저 등장할 정도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 사과' 논란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블랙홀이 됐다. '문자읽씹'(김 여사가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읽지 않았다는 의미)이라는 해괴한 프레임 탓에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도 정국 주도권 장악을 위한 비전 경쟁도 실종됐다.
여권의 대충돌은 야권 차기 주자에게는 호재다. 1997년 대선과 2007년 대선이 이를 증명한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여권 현재 권력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이회창 전 총재의 대충돌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2007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여권 현재 권력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불협화음에 어부지리를 얻었다. 이 전 대표로서는 가만히 앉아서도 착실하게 이득을 챙길 수 있는 형국이다.
여권의 대충돌은 야권 차기 주자에게는 호재다. 1997년 대선과 2007년 대선이 이를 증명한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시 여권 현재 권력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이회창 전 총재의 대충돌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2007년 대선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여권 현재 권력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미래 권력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불협화음에 어부지리를 얻었다. 이 전 대표로서는 가만히 앉아서도 착실하게 이득을 챙길 수 있는 형국이다.
이낙연 탈당에 조국·김경수 고전까지…라이벌 '실종'
민주당 내부로 눈을 돌려보자. 이 전 대표에 맞설 경쟁자가 없다. 김두관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지만 이 전 대표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전무하다.지난 대선 경선 이후 최대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2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를 창당했으나 실패했다. 정치적 재기는 사실상 불투명하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한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물론 22대 총선에서 경이적 성과를 거둔 조국혁신당의 존재는 다소 부담스럽다. 호남에서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앞섰을 뿐만 아니라 최근 정당 지지율도 10% 안팎이다. 다만 조국 대표는 차별화보다는 연대와 협력을 한층 강조하고 있다. 친문 진영의 다크호스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복권 없는 사면 탓에 운신의 폭은 제한적이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일컬어진 민주당 공천 과정은 크고 작은 잡음에도 성공적이었다. '총선 압승'이라는 성적표를 보자 비주류는 숨을 죽였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홍영표 전 원내대표, 전해철 전 장관 같은 친문 핵심 인사는 물론 박용진, 조응천 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독자 세력을 확립했던 비주류도 전부 국회를 떠나게 됐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이끄는 경기도가 친문 비명계의 정치적 망명지라는 우스개까지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정치적 앙숙이었던 전해철 전 의원이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장에 위촉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에 비주류가 없다는 것은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기 때문에 정치적 체력이 바닥난 친문 비명계가 재야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각을 좀 더 넓히면 친문 비명계의 정치적 망명지는 김동연 지사의 경기도보다는 조국 대표의 조국혁신당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욱 정치평론가는 "22대 총선 이후 이재명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완전히 개편됐다"며 "현 상황에서는 이견을 낼 수 없다. 이재명 전 대표가 가장 강력하고 유력한 대선 후보인 것은 물론 이 전 대표를 능가할 만한 차기 주자가 사실상 없다. 정당은 차기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욱 정치평론가는 "22대 총선 이후 이재명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완전히 개편됐다"며 "현 상황에서는 이견을 낼 수 없다. 이재명 전 대표가 가장 강력하고 유력한 대선 후보인 것은 물론 이 전 대표를 능가할 만한 차기 주자가 사실상 없다. 정당은 차기 대권 주자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지지율 20%대 중반, 스스로 경쟁력 입증해야
이 전 대표는 정치 인생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주식에 비유하면 역대 최고점이다. 또 다시 신고가를 돌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압도적 우위의 정치적 위치가 무색하게 이 전 대표의 차기 지지율은 20%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7월 2~4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이 전 대표는 1위를 기록했지만 선호도는 23%에 그쳤다.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1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오세훈 서울시장 각각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 등의 순이었다. 실제 2022년 6월 이후 분기별로 실시된 한국갤럽의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2022년 9월 27%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후로는 지지율이 2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22대 총선 압승 직후인 4월 3주차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24%에 불과했다.
여야 유력 잠룡 10여 명이 경쟁하는 다자 구도에서는 35% 이상 또는 40%대에 안착하면 확실한 대세론을 누린다고 평가한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의 차기 주자 적합도는 20%대 중반 수준이다. 이는 역대 대선 경쟁에서 대세론을 누린 주자들과 비교해도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노무현 정부 시절 고건 전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정부 시절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35% 안팎의 압도적인 대세론을 누린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김진욱 정치평론가는 이와 관련, "다자 구도는 착시다. 결국 마지막은 여야 간 일대일 싸움"이라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대항마를 꼽기도 힘든 상황이다. 조국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모두 핸디캡이 있고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등도 이 전 대표와 지지율 갭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넓게 보면 지난 대선 이후 이 전 대표가 본인의 경쟁력으로 성과를 낸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구도의 힘으로 현재의 정치적 위상을 유지해 왔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상황은 달라질 공산이 크다. 여당이 정상 체제로 복귀해 강력한 차기 주자를 내세울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차기 대선으로 갈수록 야권 안팎에서 이 전 대표의 독주 체제를 뒤흔들 또 하나의 대안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22대 총선 압승에도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뒤지는 어색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유리한 구도가 허물어지면 이 전 대표 역시 힘을 잃는다. 게다가 이 전 대표에게는 최대 아킬레스건인 '사법 리스크' 역시 실존하는 위협 요인이다.
유리한 구도가 허물어지면 이 전 대표 역시 힘을 잃는다. 게다가 이 전 대표에게는 최대 아킬레스건인 '사법 리스크' 역시 실존하는 위협 요인이다.
‘개딸' 믿고 중도 확장 않는다면 장래 어두워
이 전 대표의 확장성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개딸'로 불리는 열혈 지지층도 존재하지만 '죽어도 이재명은 안 된다'는 극단적 비토층도 있다. 한국갤럽의 '정계 주요 인물 개별 호감 여부' 여론조사(6월 18~20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호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 36%, 조국 대표 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31%, 홍준표 대구시장 30%,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7%의 순으로 나타났다.
야권 지지층은 조 대표에게 64%, 이 전 대표에게 58%가 호감을 표시했다. 야권 핵심 지지층인 40대(조국 46%·이재명 43%)와 50대(조국 50%·이재명 43%)와 외연 확장의 대상인 중도층(조국 33%·이재명 31%)에서도 조 대표가 우위였다.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하지만 이 전 대표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했다면 이제 남은 건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전 대표가 레임덕 수준의 여권 상황에도 더욱 확실한 대세론을 누리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여론 지형을 보면 중도층이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지만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해서도 여전히 유보적이거나 비판적"이라면서 "기존 지지층과 '개딸'로만 대선으로 갈 수 없다. 중도의 관점에서 보면 이재명 전 대표의 앞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라고 평가했다.
김성곤 이데일리 기자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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