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탁구 황제' 왕추친, 부서진 라켓으로 충격의 조기 탈락…그 진실은?

세계랭킹 1위이자 남자 탁구 최강자로 꼽히는 중국의 왕추친이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식 32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번 패배의 배경에는 '부서진 라켓'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왕추친은 7월 31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2강전에서 스웨덴의 트룰스 뫼레고르에게 2-4(10-12, 7-11, 11-5, 11-7, 9-11, 6-11)로 패했다. 뫼레고르는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단식 2위에 오른 강자지만, 현재 랭킹 26위로 왕추친을 꺾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두 선수의 이전 맞대결에서 뫼레고르는 8번 모두 패하며 고전했었다.

이번 패배는 전날 있었던 사건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왕추친은 전날 쑨잉사와 함께 출전한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기념사진을 찍는 도중 사진기자 중 한 명이 그의 라켓을 밟아 파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가 난 왕추친은 사진기자들에게 항의했고, 코치가 그를 진정시키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왕추친은 결국 주력 라켓이 아닌 덜 익숙한 예비 라켓으로 단식 경기에 나섰고, 이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왕추친은 라켓 파손이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패배의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내 실력이 부족해서 뫼레고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기 때문에 졌다. 실수가 잦았고, 결국 점점 불리한 위치로 몰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중 왕추친이 범실 후 라켓을 가리키며 코치에게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라켓 파손이 그의 멘털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왕추친은 이제 남자 단체전에서 2관왕에 도전할 예정이다.

한편, 뫼레고르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왕추친과의 8번의 대결 중 3게임만 따냈던 과거와 달리, 이번 경기에서만 4게임을 가져가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뫼레고르는 "거의 한 게임도 따보지 못했는데, 올림픽에서 승리해 정말 기쁘다"며 "내가 전술적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패배로 왕추친의 올림픽 여정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남은 경기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 

사진 = AP, AFP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