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가 흑인인가…난 링컨 이후 최고의 흑인 위한 대통령"(상보)
"밴스 논란? 부통령 안 중요…해리스, 인지력 테스트 해야"
(서울=뉴스1) 조소영 권영미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인종'을 정치적 편의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AFP 통신, CNN 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녀는 항상 인도계였고, 인도계 유산을 홍보했다"며 "몇 년 전 우연히 흑인으로 변하기 전까지 나는 그녀가 흑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해리스는) 지금은 흑인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며 "그래서 나는 그녀가 인도인인지 흑인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둘 다(인도인·흑인) 존중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며 "왜냐하면 그녀는 내내 인도인이었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흑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부모는 각각 자메이카, 인도 이민자 출신으로 해리스 부통령은 이에 따라 현재 미(美) 역사상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 타이틀을 갖고 있다. 만약 11월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게 된다면 첫 아시아계이자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백악관은 이 발언이 모욕적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백악관 대변인으로 임명된 최초의 흑인 여성인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전직 지도자, 전직 대통령이든 (그 자격에 상관없이)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카멀라 해리스가 미국의 부통령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녀의 이름에 약간의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ABC 뉴스 소속의 레이첼 스콧이 '마러라고 자택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와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느냐'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흑인 비하 관련 발언들을 거론하며 '흑인 유권자들이 왜 당신을 믿어야 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끔찍한 방식으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ABC 소속인가? 그들은 가짜 뉴스 방송(을 한다)"라며 "내가 좋은 마음으로 여기에 온 것이 수치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판을 계속 이어가자 참석자들은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흑인을 위한 최고의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과거 발언들로 구설에 오른 자신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의원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부통령은 선거와 관련해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으며, 사실상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고심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2~3일 동안은 소란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대통령 후보에 관한 것뿐"이라며 "사실상 중요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면에서 뛰어난 부통령을 가질 수 있고 J.D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식으로 투표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분은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외에 '2021년 미국 의사당을 공격한 폭도들을 사면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사면할 것"이라며 "그들은 매우 엄격한 시스템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 불합리한 판결을 받았을 수 있다는 뜻을 에둘러 피력한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건강이 악화되면 사임을 절대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면서 "대선에 출마하는 모든 사람이 인지 능력 테스트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두 번이나 테스트를 치렀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테스트를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해리스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다'는 등 거짓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서 "모든 사람이 전기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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