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5 심각한 한국 성별임금격차... 원인은 학력도, 생산성도 아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통계인사이트 '경기도 성별임금격차 특징과 변화' 다뤄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우리나라에서 남성이 100만 원 벌 때 여성은 65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부터 발생해 여성이 결혼과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30~40대에 가장 심해진다. 우리나라 성별임금격차의 원인은 학력도, 개인의 생산성도 아니었다. 오히려 학력 수준이 높은 집단일 수록 성별임금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란 입사에서 퇴사까지 발생하는 차이와 차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산출되는 결과로서 여성의 경제적 참여와 기회영역에서의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지난달 31일, GWFF통계인사이트 2024년 7월호를 발간하고 '경기도 성별임금격차 특징과 변화'에 대해 다뤘다.

2023년 기준 OECD 성별임금격차 평균은 11.4%. 우리나라는 29.3%로 약 2.6배 수준이다.

2023년 성별임금격차를 시도별로 살펴봤을 때 전국 임노동자의 월평균임금은 남성 371만원, 여성 242만원, 그 격차는 34.9%로,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5만 1000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경기도 남성 월 평균 임금은 389만원, 여성은 251만원으로 전국 월평균임금에 비해선 그 수준이 다소 높으며, 성별임금격차는 35.3%로 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29.4%), 대전(31.6%), 서울(31.8%) 순이었고,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43.3%), 전남(43.2%), 경북(40.1%) 순이었다.

재단은 특히 20대에도 성별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에 주목했다. 성별임금격차는 20대에 8% 미만으로 발생하다 30대 이후로 급격히 증가, 50~54세에 이르면 44.3%까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재단은 "노동시장 진입 초기부터 성별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대는 일반적으로 사회진출 초기 시기로 경력이나 학력에서 성별차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시기"라며 "성별로 축적된 경력 차이, 혼인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고용형태 변화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근로소득에 성별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재단은 30대 미혼 남녀의 임금격차는 10% 초반이나, 50~54세 유배우자 남녀 임금격차는 47.4%까지 확대된다는 사실에 대해 "결혼이라는 생애사건이 남성에겐 프리미엄, 여성에겐 패널티 효과를 가져온다는 기존 문헌의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하는 조사 결과"라며 "결혼, 출산, 육아 등의 과정을 거치며 여성은 직업활동에 전념할 수 없어 승진 기회를 놓치거나 경력발전의 제한을 경험하며 임금 감소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일 교육수준임에도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았다. 재단에 따르면 고졸 이하 성별임금격차는 29.6%, 전문대졸은 30.7%, 대졸 이상은 34.6%로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대졸 이상 집단에서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재단은 "성별임금격차의 원인을 연구한 많은 문헌들에서 성별임금격차는 개인의 생산성 차이나 노동환경에 대한 개인의 선호뿐만 아니라, 이로 설명될 수 없는 구조적 차별에도 기인함을 주장한다"라며 "성별임금격차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일해서, 임금수준 높은 직종에 종사해서 발생하는 차이일뿐만 아니라, 동일한 인적자본과 생산성을 가진 인력이지만 성별을 이유로 동일한 임금을 받지 않는 차별적 요인도 함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여성들이 저임금 시장에 몰려있고, 단시간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역시 개인의 선호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성별임금격차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경기도가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