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발 ERA 1위가 LG에서 나올 뻔…하트 네일 그리고 손주영, 1이닝만 더 던졌어도 3위인데

신원철 기자 2024. 8. 1. 08: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손주영 ⓒ곽혜미 기자
▲ 손주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이닝만 더 던졌다면 LG가 평균자책점 3위 투수를 배출할 수도 있었다.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아니라, 예비 FA 최원태가 아니라, 성적 인센티브가 보장액 만큼이나 많은 FA 투수 임찬규가 아니라 5선발 손주영이 그 주인공이다. 19경기 99이닝, LG가 100경기를 치러 아깝게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LG 왼손투수 손주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4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탈삼진 7개는 개인 1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2018년 6월 6일 한화전(5이닝 7탈삼진), 올해 5월 11일 롯데전(6이닝 7탈삼진)에 이어 세 번째로 1경기 7탈삼진을 기록했다. 손주영의 호투와 선발 전원 안타를 앞세운 LG는 11-5 완승으로 연패에서 벗어났다.

손주영은 3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4회에는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린 뒤 4번타자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실점까지 기록했다.

여기서 흔들릴 수 있었지만 오히려 손주영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전날(30일) 홈런을 쳤던 김영웅과 이성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모면했다.

4회 위기를 탈삼진으로 벗어나는 과정이 이날 투구의 백미였다. 손주영은 4회 김지찬과 김헌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 몰렸다. 1사 후에는 강민호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여기서 장타력 있는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영웅은 전광판 기준 시속 148㎞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이성규에게는 120㎞ 느린 커브를 던져 얼어붙게 했다.

▲ 손주영 ⓒ곽혜미 기자

손주영은 먼저 4회 상황에 대해 "포크볼이 덜 떨어져서 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잘 잡은 다음에 강민호 선배 타석이 왔다. 첫 타석에는 유격수 땅볼이 나왔었다. 몸쪽 공 사인이 나왔고 잘 던졌는데 잘 치셨다. 그래도 잘 맞은 타구는 아니니까 집중해서 잘 막아보자 생각했고 삼진 두 개로 막았다. 거기(4회)가 포인트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웅과 이성규는 단순히 전날 홈런을 친 타격감 좋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김영웅은 20개, 이성규는 17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위압감 있는 거포다. 그러나 손주영은 에이스의 마음으로 공을 던졌다. 그는 "내 기가 더 세다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손주영은 앞서 2회에도 김영웅과 이성규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이때 김영웅에게 직구, 이성규에게 커브를 던져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4회에도 같은 볼배합으로 결정지었다. 손주영은 "일부러 그랬다. 다 전력분석이 돼 있었고 (박)동원이 형과 얘기하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제 손주영은 가끔은 상대가 직구를 노린다는 것을 알아도 피해가지 않는 투구를 한다. 그는 "6회에도 김영웅 선수가 직구를 노리고있었다. 나도 강하게 던졌다. 잘 맞아서 당했다 싶었는데 잡혔다(2루수 직선타)"며 "직구 노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던져야 하는 상황이 있다. 그래야 투구 수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평균자책점은 3.48에서 3.36으로 떨어졌다. 규정이닝까지 1이닝이 부족해 개인 타이틀 순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3.36 그대로 규정이닝을 채웠다고 가정하면 4위에 오를 수 있는 기록이다. 1위 NC 카일 하트가 2.34, KIA 제임스 네일이 2.91을 기록하고 있고 키움 아리엘 후라도가 3.36으로 그 뒤를 잇는다. 소수점 아래 세 번째 자리까지 보면 후라도가 3.358, 손주영이 3.364로 근소하게 손주영이 4위가 된다. 만약 손주영이 31일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면 3.30으로 3위에 진입할 수 있었다.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규정이닝을 채우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삼성 원태인(3.54)과 KIA 양현종(3.63), 두산 곽빈(3.73), 한화 류현진(3.91)까지 4명이다. 손주영은 1이닝이 부족해 이 가운데 한 명, 그것도 맨 앞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놓쳤다.

▲ 손주영 ⓒ곽혜미 기자

손주영은 "계산해보니 6이닝을 많이 던져야 채울 수 있겠더라. 그래서 이게 되려나 싶었는데 지금은 잘 되고 있다. 솔직히 규정이닝은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시작하는 투수다. 100이닝이 가까워지고 있으니까 지칠 때도 된 것 같고 몸 관리를 더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시작이다. 다음 주에는 주2회 등판하니까. 상대 전적은 좋은 팀(6일 잠실 두산, 11일 잠실 NC)이기는 한데 구위가 떨어지면 두들겨 맞을 수 밖에 없으니 회복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손주영은 조금은 7회 등판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4회에는 스스로 위기에 몰리고, 5회에는 2사 후 실책이 나오면서 투구 수가 늘어났다. 손주영은 "4회나 5회 한 10개만 줄였으면 7회도 던졌을 것 같다"며 "(7회를)생각은 했는데 코치님께서 수고했다고 하셔서(포기했다)"고 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