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특별함의 원천엔 '가사'가 있다

홍혜민 2024. 8. 1. 08: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훅·단순하고 직관적 가사 대신 '스토리' 담은 가사가 강점 
일상 곳곳서 영감 받은 가사들, '데이식스 표 음악'에 특별함 더해
최근 음원 차트에서 밴드 데이식스(DAY6)의 기세가 뜨겁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음원 차트에서 밴드 데이식스(DAY6)의 기세가 뜨겁다. 앞서 역주행을 기록한 뒤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예뻤어'를 필두로 지난 3월 발매한 신곡 '웰컴 투 더 쇼'까지 정주행에 성공하면서 주요 음원 플랫폼 '톱100' 차트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2015년 발매한 데뷔 앨범 타이틀 곡인 '콩그레츄레이션스' 역시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톱100' 차트에서 역주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초 3년여 만의 완전체 컴백에 나선 데이식스는 데뷔 9년 만에 빛나는 전성기를 맞았다. 데뷔 이후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며 팬덤을 구축해 온 이들은 이번 완전체 컴백을 통해 폭발적인 팬덤 확장은 물론 높은 대중성 확보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며 현 시점 K팝 시장에서 가장 핫한 밴드로 급부상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데이식스가 가파르게 주가를 올리게 된 배경이다. 데이식스는 멤버들의 군백기 당시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나란히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상승세의 문을 열었다. '예뻤어'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각각 2017년, 2019년 발매된 곡으로 2022년 역주행 당시 기준으로도 무려 3~5년 전 탄생한 곡이었다. 올해로 7살('예뻤어'), 5살('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이 된 두 곡이 여전히 데이식스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같은 맥락에서 데뷔곡인 '콩그레츄레이션스'의 뒷심은 더욱 놀랍다. 2015년 발매된 곡이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데이식스의 음악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좋은 멜로디와 멤버들의 탄탄한 실력, 밴드 사운드 특유의 매력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이들 노래의 가장 큰 특별함은 '가사'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데이식스의 곡에 담긴 노랫말은 현재 K팝 시장에서 소위 '트렌디'하게 여겨지는 곡들의 가사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데이식스의 노래에서 반복되고 중독적인 후렴구, 이지리스닝 장르에 어울리는 단순하고 심플한 구조의 가사 반복,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곳곳에 배치된 영어 가사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이들은 리스너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섬세한 감성을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에 담아낸다.

이들은 '난 너를 원망해/ 또 너와의 시간을 미워해'라는 원망의 말로 시작해 종래에는 '진심으로 I loved you/ 널 사랑했던 만큼 더 힘든거야/ 미워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너라서 더 미운거야/ (...)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니까 그래서 널 잊고 싶은거야'라는 애틋한 사랑과 미련의 감정을 고백하고('아이 러브드 유', 2017 발매), 사이가 멀어지게 될까봐 고민하면서도 결국엔 '난 그대를 좋아합니다/ 참으려 해봤지만 더는 안되겠어요/ (...)사랑하고 싶어요'라는 마음을 터트린다.('좋아합니다', 2017 발매) 이처럼 마치 한 편의 소설이나 영화처럼 감정의 흐름을 유기적으로 담아낸 데이식스표 노랫말은 3분여의 노래에 리스너들을 몰입시킨다.

비단 사랑이나 청춘 등 특정 감성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나 공감 가능할 만한 이야기와 감성을 폭넓게 녹여낸다는 점도 데이식스표 음악에 특별함을 더하는 요소다. 소중한 이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감정('그렇더라고요' '힐러' '땡스 투' 등),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포 미' '바래' 등), 삶에 대한 응원과 위로('베스트 파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해피' 등) 등 삶을 살아가며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낸 이들의 노래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데이식스가 자신들의 노랫말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멤버들은 본지에 "우리의 목소리로 노래하고 싶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곡에 담으려 하는 게 기본적인 (작사의) 출발점"이라며 "보편적이지만 섬세한 감성을 음악으로 표현했을 때 오는 위로와 공감이 듣는 분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