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악의 흉기난동에 또다시 고개 드는 이민자·무슬림 혐오[통신One]

조아현 통신원 2024. 8. 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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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여자 어린이 3명이 숨지면서 국민적 충격과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색인종, 이민자, 무슬림에 대한 혐오 정서가 또 한 차례 번지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잉글랜드 북동부의 사우스포트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과 관련해 용의자를 지목하는 추측성 사진과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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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지 않은 용의자 두고 SNS서 허위 정보 확산…폭동 번져
전 스코틀랜드 수반, 폭동 주도 극우단체 '테러 조직' 지정 요구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 가 10번지 입구에서 시위대가 경찰에 저항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지난 29일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에 대한 정부 반응 때문에 열렸다. 2024.07.31.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여자 어린이 3명이 숨지면서 국민적 충격과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색인종, 이민자, 무슬림에 대한 혐오 정서가 또 한 차례 번지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잉글랜드 북동부의 사우스포트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과 관련해 용의자를 지목하는 추측성 사진과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피부색이 어두운 아프리카계 남성 사진 또는 아랍계로 추정되는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영상물 아래에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라고 표시됐다.

급기야 영국 백인 어린이가 울면서 도망치고 그 뒤로 무슬림이 흉기를 들고 쫓아오는 사진까지 등장했다.

하루만인 지난 30일(현지시간) 사우스포트에서는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행사 이후 시위대 200여명이 모여들었다. 시위는 폭동으로 번져 지역 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가 공격을 받았고 경찰차도 불에 탔다.

31일 현지 언론과 경찰 발표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사우스포트에서 발생한 폭동 현장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됐던 경찰관 5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을은 일순간에 쑥대밭이 됐다. 불에 타고 남은 검은 재와 쓰레기, 돌덩이가 뒤엉켜 바닥에 나뒹굴었다.

극우 세력이 주를 이룬 시위대가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현장은 결국 지역 사회 단체와 마을 주민들이 다시 치워야 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도로 위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2024.07.31/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폭동 과정에서는 시위대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진압 방패를 든 경찰들을 향해 다가가 마치 조롱하듯 양손을 허리에 얹어 고개를 치켜들자마자 뒤에서 같은 시위대로부터 날아든 벽돌에 머리와 급소 부위를 맞아 휘청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해당 영상은 인터넷상에서 극우 세력 시위대를 비판하는 이른바 인터넷 유행 콘텐츠 밈(meme)으로 퍼지고 있다.

또한 상기된 얼굴로 심호흡하면서 시위대를 홀로 뚫고 들어가 'One race - Human, Hope not Hate, Racism not welcome here(인류는 모두 하나의 인종, 증오가 아닌 희망, 인종차별은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 라는 플래카드를 펼쳐 든 한 여성의 모습도 화제가 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중부에 있는 다우닝 가 10번지 입구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한 시위자가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있다. 이날 시위는 지난 29일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에 대한 정부 대처 때문에 열렸다. 2024.07.31.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영국 안에서도 시위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쏟아지고 있다. 세레나 케네디 머지사이드 경찰청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위대의 폭동을 두고 "역겹고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 참가자들이 엄중한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훔자 유사프 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도 "경찰관과 일반인, 이슬람 사원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모두 극우파의 혐오 이데올로기를 확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수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극우 세력에 맞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 내무부 장관에게 이번 시위를 주도한 잉글랜드 방어 연맹(EDL)을 테러 단체 등록해달라고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고 전체 문서를 SNS에도 공개했다.

한편 머지사이드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숨진 베베 킹(6), 엘시 닷 스탠콤(7), 앨리스 다실바 이구아르(9) 등 여자 어린이 피해자 3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추모객들이 희생자를 기억하는 철야 행사에 참석했다. 2024.07.30/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이후 사건에 대한 추모 물결은 한층 더 거세졌다. 끊이지 않는 흉기 범죄로 무고한 피해자들만 계속해서 목숨을 잃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엘시의 모친 제니 스탠콤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폭력을 제발 멈춰달라"며 "경찰은 지난 24시간 동안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고 경찰과 유가족들은 이런 일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썼다.

현재까지 용의자가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태어났고 사우스포트 인근 마을에 거주하던 17세 남성이라는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공개되지 않았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사우스포트에서 어린이 댄스 교실 흉기난동 사건의 추모객들이 남기고 간 메모. 영어로 "절대로 춤추는 것을 멈추지 말아요!"라고 적혀 있다. 2024.07.30/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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