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자신이 없었다" 전역 2개월 남은 도경동… 금메달 숨은 주역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일원인 도경동이 결승전에서 맹활약하며 금메달 획득에 일조했다. 사진은 도경동의 결승전 경기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45-41이라는 결과로 보듯 접전이었고 여기에는 후보선수 도경동의 만점 활약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브르 대표팀은 1일 오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헝가리와의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전에서 오상욱, 박상원, 구본길, 도경동이 출전해 헝가리를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종목별 로테이션에 따라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올림픽 남자 사브르에서 아시아 국가가 3연패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을 포함해 대회 2관왕에 올랐고 개인적으로는 도쿄 대회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총 3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헝가리와의 결승전 주인공은 다름 아닌 도경동이었다. 도경동은 7라운드에서 구본길을 대신해 피스트에 올랐다. 30-29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는 상황이었던 만큼 달아나는 것이 중요했고 도경동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며 내리 5점을 따내 순식간에 점수를 35-29로 만들었다. 이후 한국은 박상원과 오상욱이 차례로 피스트에 올라 우승할 수 있었다.

도경동은 이번 대회 개인전 출전권이 없었고 단체전에 후보 선수로 참가했다. 결승전 이전까지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기만 했던 도경동은 하지만 이날 결승에서 이번 대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였던 7라운드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며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당초 도경동은 8라운드에서 박상원을 대신해 들어가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박상원의 컨디션이 좋아 구본길을 대신해 들어가는 것으로 갑작스럽게 변경됐다. 경기 후 도경동은 "내가 들어갈 때 형들이 불안해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믿음을 줬다"며 "질 자신이 없었는데 그걸 지켜서 다행"이라는 당찬 소감을 나타냈다.

도경동은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이다. 군인 신분인 셈이다. 이번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조기 전역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원래 오는 10월에 전역이 예정돼 있어 실제로 혜택을 보는 것은 2달 남짓 될 전망이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만기 전역할 생각은 없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도경동은 "어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어 "사회에 (빨리) 나가서 펜싱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상엽 기자 torwar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