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떠난 자리에 ‘3관왕 페이스’ 투수가 또 등장···공룡의 ‘심장’이 된 하트
‘3관왕’이 떠난 자리에 또 다시 ‘3관왕’ 페이스의 투수가 들어왔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떠나 시름이 깊었던 NC가 카일 하트(31)라는 또다른 슈퍼 에이스의 등극으로 시름을 덜었다.
하트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키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9-0 승리를 이끌었다. 투구수가 81개에 불과해 완봉에도 도전할 수 있는 페이스였지만, NC 타선이 7회초에만 8득점하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은 덕분에 무리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승리로 하트는 시즌 10승 고지에 오르며 곽빈(두산), 엔마누엘 데헤수스(키움)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여기에 평균자책점을 2.34까지 떨어뜨리며 평균자책점 1위도 고수했다. 또 탈삼진 숫자도 143개로 늘려 2위 엄상백(KT·123개)과 차이도 더 벌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20승(9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했던 페디의 압도적인 기세만큼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충분히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다.
이날 키움전 투구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 하트는 이날 1회말 단 공 10개로 키움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역시 무실점 처리했고, 3회말에도 공 10개만 던지고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유일한 위기는 4회말에 있었다. 시작하자마자 로니 도슨과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에 몰렸다. 하지만 김혜성을 3구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뒤 고영우를 1루 땅볼,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고 키움은 하트가 버틴 7회말까지 더 이상 주자를 내보내지 못했다.
최근 다니엘 카스타노를 방출하고 과거 키움에서 뛰었던 에릭 요키시를 영입한 NC는 현재 7위가지 떨어졌지만, 아직 가을야구를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이제부터는 에이스의 역할이 절실한데, 그런 점에서 하트의 활약은 NC에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지난해 페디는 투수 트리플크라운과 함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김도영(KIA)의 등장으로 최우수선수(MVP) 수상 경쟁이 쉽지는 않지만, 2년 연속 같은 팀에서 트리플크라운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는 있다. 하트의 활약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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