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8회 연속 동결… 파월 "9월 금리인하 논의 가능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사진=로이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다만 9월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후 작년 9월부터 이번까지 8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현 기준금리는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3.50%)과의 금리차이는 최대 2%포인트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문에 금리인하 시점이 임박했다고 해석할만한 설명을 담았다. ▲'고용이 여전히 강세다(remained strong)'는 이전 문구를 '둔화됐다(moderated)'로 수정했고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remained low)'는 표현은 '증가했지만 낮게 유지되고 있다(moved up but remains low)'로 고쳤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했던 표현을 '두 가지 책무를 모두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바꿨다. 두 가지 책무란 '물가'와 '고용'을 모두 안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너무 늦게 내리면 고용이 타격을 받고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결정을 내리는 게 아주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물가와 고용은 우리가 그동안 보길 원했던 딱 좋은 추세를 보이고 있고 더 이상의 고용 냉각은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다음 금리 결정시기인 9월까지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상승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 이상 금리 인하를 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앞서 연준이 2% 물가 목표를 위해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6월 2.5%로 상승하며 2%대에 진입했다. 이는 2022년 7%에 지속해서 둔화한 수치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소비자 및 정부 지출 증가와 재고 재축적에 힘입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연율 2.8% 성장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FOMC 금리 동결 소식을 전하면서 "금리인하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고, WSJ은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위한 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금리가 동결됐지만, 인하에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 FOMC 회의는 9월 17일과 18일에 열린다. 9월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그 범위는 0.25%포인트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된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대해 파월 의장은 "당장 고려 중인 사안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