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교차로는 늘어나는데, 올바른 통행법은 아직도?

전북에서 매년 70건 이상 사고 발생
서행 진입·차로 선택 등 통행법 익혀야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신호등을 없애고 교통섬을 중심으로 차량의 통행을 돕는 회전교차로는 사고 예방·원활한 교통 흐름 등의 장점이 있어 다수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통행법으로 주행하는 차량들로 인해 장점이 퇴색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낮 12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회전교차로. 둥그런 교통섬을 중심으로 교통섬 위에는 '회전차량우선'이라는 문구와 함께 교차로 진행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추가로 회전교차로가 있음을 알리고 진입 차량을 대상으로 양보하라는 표지들도 교차로 인근에 설치됐다.

하지만 회전교차로에 들어온 차량이 통행 우선권을 가지지만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량에게 양보를 해 뒤따라 회전하던 차량이 줄줄이 멈춰서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오는 차량에 겁을 먹어 급하게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

회전하는 차량과 진입하는 차량이 서로 양보를 하면서 움찔거리다 회전 차량이 뒤늦게 교차로를 빠져나오는 장면도 연출됐다.

더욱 편한 교통 흐름을 위해 제작된 회전교차로가 잘못된 통행방법 때문에 오히려 흐름을 방해하는 꼴이 돼버린 것.

모두 제대로 된 통행방법을 숙지하지 않은 채 회전교차로를 주행하지 않아서 발생한 현상이다.

심지어 교차로 진입 전 자신의 행선지에 맞춰 차선을 이용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회전 중 급작스런 차선 변경을 시도하거나 두 개 차선을 모두 사용하며 교차로를 도는 위험천만한 차량도 있었다.

시민 황모(27)씨는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이 아직도 긴가민가하다"며 "편리한 교차로긴 하지만 차들이 겹치면서 내부 흐름이 꼬이게 되면 교차로가 복잡해져서 불편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회전교차로는 일반 교차로와 비교했을 때 신호등이 없어 신호대기 시간을 줄여 전체적인 교통 흐름의 원활함을 돕고, 진입 시 저속 진입이 요구돼 교통사고 발생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전북 내 지자체들은 일반 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교체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정읍시는 지난달 특별교부세 4억원을 들여 신월삼거리에 회전교차로를 준공했으며, 전주시 역시 올해 말까지 사거리 3곳에 회전교차로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회전교차로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에 비해 아직 많은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황이며 이로 인한 사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올바른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인 ▲회전차량 우선 ▲차로 사전 선택 ▲진출입시 방향지시등 점등 등을 제대로 숙지한 운전자는 36%에 불과했다.

또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지난 2021년~지난해)동안 도내에서 발생한 회전교차로 내 사고는 모두 221건으로 매년 70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결국 회전교차로의 올바른 통행방법을 준수하는 것만이 회전교차로 사고를 막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전북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회전교차로에서의 사고를 막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선 진입차량은 회전차량에게 양보하고 교차로 진입 시 좌측 방향지시등, 교차로를 빠져나올 때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는 등의 올바른 통행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uke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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