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연구개발특구,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씨앗

2024. 8.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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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지방소멸이 본격적 궤도에 올랐다.

누군가는 도로 위 표지판에서, 누군가는 학교에서, 누군가는 부동산에서 스치듯 들었을 것이고 연구특구, 연구단지, R&D 특구 등의 이름으로 변형돼 불리기도 하지만 연구개발특구라는 이름은 아직도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전국에 있는 연구개발특구와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해 우수기술들이 끊임없이 지역 곳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하여 지방의 지엽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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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원

바야흐로 지방소멸이 본격적 궤도에 올랐다. 국민 50%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지속해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여 혁신도시를 건설했고, 2023년 7월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지방소멸을 막고자 했다. 정부의 제도와 함께 지역을 살리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지역만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는 방안중에 하나는 그 지역만의 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성을 지닐 수 있는 방법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다. 바로 연구개발특구다. 누군가는 도로 위 표지판에서, 누군가는 학교에서, 누군가는 부동산에서 스치듯 들었을 것이고 연구특구, 연구단지, R&D 특구 등의 이름으로 변형돼 불리기도 하지만 연구개발특구라는 이름은 아직도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연구개발특구의 중요성을 짐작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을 것이다.

혹자는 연구개발특구가 화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연구원 등 과학자들의 직장을 집적화 해놓은 구역이라 생각한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연구원들이 밀집된 곳은 쉽게 말해 '연구단지'이며 '연구개발특구'는 그와 다른 개념을 가진다. '연구개발특구'란 국가연구기관, 민간기업 연구소 및 인근 산업단지가 밀집한 일종의 '과학 클러스터'이다.

과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과학자들이 열심히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그것을 사업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연구개발특구'는 이러한 갈증을 단박에 해소한다. 과학자가 개발한 양질의 기술을 바로 기업에 이전하고,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사업화해 성장한다. 그렇게 지역사회에 부가 축적되고 일자리 증대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로 지역경제를 살리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연구개발특구에서는 기업 또는 기관이 규제나 제약 없이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도록 특례를 제공하기도 한다. 연구개발특구는 개발된 과학기술이 기업을 통해 실용되고 지역사회를 성장시키는 거대한 허브가 되는 셈이다.

대전은 과학의 도시이다. 대전은 수많은 연구기관, 카이스트, 엑스포 과학공원 등이 밀집돼 있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요람이다. 대전에서 연구되고 태어난 과학기술은 대한민국 전반에서 성장하는 것을 적지 않게 목격한다. 대전에서 태어난 과학기술을 대전만의 정체성으로 성장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전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연구기관들이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50년이 넘은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저밀도에 높은 담장으로 구성돼 자동차 중심의 생활이 불가피한 전형적인 구시대적 폐쇄 공간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덕특구 내 용적률을 완화하여 높은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했고,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네트워킹을 위해 특구 내 편의시설 확충·교통 개선 등을 아우르는 대덕특구 재창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대덕특구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지역특구(광주·대구·부산·전북특구) 또한 같은 이유로 고민해야 한다. 전국에 있는 연구개발특구와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해 우수기술들이 끊임없이 지역 곳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하여 지방의 지엽적 한계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연구개발특구의 우수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담장을 낮추고 기술이 교류되고 개방되는, 과학의 횡단이 대전에서 이뤄진다면 기술과 기업, 사람이 머무는 과학과 사람의 도시가 될 것이다. 결국 도시도, 환경도, 기술도 전부 사람이 만든다. 조승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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